부당이득의 보충성에 대한 서론적 고찰-비교법적 고찰을 기초로-
A study on Subsidiarity of Unjust Enrichment-based on comparative legal approach-
이승현
초록
우리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부당이득의 일반적인 성립요건을 매우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당이득과 다른 법제도상의 청구권의 관계 내지 다른 제도와의 충돌문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본고에서는 우선 부당이득의 보충성에 대한 각국의 논의상황을 살펴보았는 바,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는 부당이득의 보충성에 대한 독일이나 일본에서의 논의상황을 이어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고찰을 참고로 하여 우리민법상 부당이득의 보충성에 대한 학설 및 판례의 입장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봄으로써, 우리민법상 부당이득의 보충성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필자 나름대로의 결론을 제시해 보았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당이득의 보충성 개념은 각국의 법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로 이해될 수 있지만, 우리민법 하에서 부당이득의 보충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그 개념을 절대적 보충성, 상대적 보충성으로 구분하여 고찰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법상황에 부합된다고 보았다. 둘째, 부당이득의 보충성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비교법적 고찰에 비추어 볼 때, 현재로서는 절대적 보충성을 긍정하는 견해는 없으며, 상대적 보충성을 인정하는 입장과 보충성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으로 나누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논의상황을 보면, 문언상으로는 절대적 보충성을 취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제 운용상으로는 상대적 보충성의 결과를 꾀하거나, 부당이득의 민법상 지위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부당이득의 보충성이 논의되는 전제사항을 혼동하는 등 다소 오류가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필자는 이러한 오류를 다소나마 시정하기 위하여 우리민법상 부당이득은 다른 구제제도와 마찬가지로 실정법상 고유한 요건과 효과를 갖춘 독자적 제도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기초로 할 때 부당이득과 다른 불특정 다수의 실정법상의 청구권이 경합되는 현상을 보다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부당이득의 보충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결론은 부당이득의 보충성 문제에 대한 서론적 고찰에 불과하며, 이를 보다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즉 우리민법상 부당이득의 보충성을 부정한다면 구체적으로 부당이득과 다른 권리의 경합이 문제되었을 때, 그 경합의 구체적 태양을 규명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는 실체법적 규범 조정의 구체화 과제임과 동시에 필자의 장래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