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진보’ 개념의 변화와 반공주의 내면화의 문제
The alteration of the concept of “progress” and the problem of the internalization of anti-communism in 195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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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1950년대 ‘진보’ 개념의 변화를 살피고, 그것이 당대 이승만 정권 하에서 이루어진 반공주의의 내면화 과정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살폈다. ‘진보’라는 개념이 ‘보수’와 대립어 관계에 놓인 것은 근대 이후 일어난 일이며, 그 이전부터 이 개념은 근본적으로 두 개념을 아우를 수 있을만한 ‘상대성’을 근본부터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대성은 이 개념을 둘러싼 각축에서 지속적으로 상기되었다. ‘진보’라는 개념은 해방 이후 한국의 여러 층위의 장에서 일어난 담론투쟁에서, 전유/재전유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를 위한 각축은 다양한 국면에서 나타났는데, 그것은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은밀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전략과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양상은 편린으로서 드러나며, 객관적으로 실측되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 당대의 신문 기사들에 대한 계량적 접근이나, 소설의 대목들을 통해 그 부면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그러한 방법론과 자료가 갖고 있는 불충분성이 연구의 어려움을 생산한다. ‘진보’라는 말은 해방을 전후하여 사회주의자들에게 전유된 기호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과정에서 ‘사회주의자’들과 담론투쟁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이들, 가령 미군정이나 단독정부수립의 주체, 그리고 문학 장 내에서는 사회주의 문학을 거부하고 순수문학을 내세웠던 문인들, 등은 이러한 ‘진보’라는 기호를 공격함으로써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담론투쟁을 전개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하나는 ‘진보’라는 개념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상대성을 상기시키면서, 그 개념이 어느 한 쪽에 전유될 수 없는 기호임을, 그리하여 오히려 사회주의자들을 공격할 수 있는 기호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여 이를 재전유하려는 시도였다. 또 하나는 ‘진보주의자’들의 부정적인 일면을 강조하여 ‘진보’라는 개념 자체가 부정성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시도였다. 이 두 가지 시도는 사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면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기호의 전유와 재전유의 과정이 비단일적인 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규칙하고 모순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이 강력한 반공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결정적 계기였던 한국전쟁 직후에도 ‘진보’라는 개념이 금구가 되지 않은 것은 이 개념을 둘러싼 전유/재전유의 과정이 복잡다단했다는 것을 방증해준다. 진보당이 ‘진보’라는 기호를 자신들의 당명에 포함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복잡한 맥락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진보당과 그 총수 조봉암의 운명이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면서, ‘진보’의 개념에 대한 재전유의 시도는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고, ‘진보’가 좌파의 전유기호였다는 공유기억만이 남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진보’라는 개념이 전유/재전유의 쟁탈 대상이었다는 기억조차 망각된다. ‘진보’라는 개념이 한국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과정은 이 기호의 외연과 내포의 범위가 축소/확장되는 질곡과도 닿아 있다. 그리고 관련 기호들의 외연이 변화하는 것이 반공주의의 내면화를 설명하는 하나의 원리라면, 그것이 현현되고 성립되어 온 하나의 예가 바로 ‘진보’라는 기호인 것이다.
Abstract
This paper aims to reveal the relation of the alteration of the concept of “progress” and the problem of the internalization of anti-communism in 1950’s. The concept of “progress” has been an important object of the appropriation and re-appropriation in the field of the conflict of discourses after the liberation from the Japanese colonialism. Because these conflicts emerged in various phases subconsciously, the appropriations lack consistency or strategy. The concept “progress” was considered as one appropriated by communists in the liberation period. At first, American military government and Korean government tried to ruin the image of the concept. On the other hand, they tried to re-appropriate the concept reminding the relativity of it. Though these 2 ways were inconsistent with each other logically, but they could existed at the same time because of the lack of consistency. After the fall of the “Progress party”, a political party lead by Bong-am Cho, the memory of the attempt of the re-appropriation of the concept “progress” was diminished, and the concept became a taboo-word in Korea and this process shows a way of the internalization of anti-communism in 195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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