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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윤리와 슬픔의 변증법 -기형도 시를 중심으로-

Ethos of co-feeling and Dialectic of sorrow -Focusing on Ki Hyeong-do’s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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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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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좁게는 기형도의 시와 시론의 특성을 살펴보는 데, 넓게는 이를 통해 1980년대에서 1990년대로 넘어가는 문학사적 전환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다. 1990년대는 ‘한국문학의 위기’에 대한 담론이 폭발적으로 나타났던 시기로, 기형도의 시는 ‘1980년대적인 것’과의 결별을 표상하는 기표로 작동하였다. 그런데 그가 객원시인으로 참여한 『시운동』의 지향점 및 기형도가 그의 산문에서 언급한 만하임의 예술론을 살펴보면, 그가 1980년대 리얼리즘 문학의 문학관이나 ‘80년대적인 것’과 결별하려 했던 ‘90년대적인 것’과도 이질적인 문학의 가능성을 탐구해 나갔음을 알 수 있다. 『시운동』의 동인들은 “시는, 삶의 현장인 동시에 꿈의 실현이고, 예술인 동시에 현실인 것이다.”라고 하면서 시를 쓰는 것이 현실 세계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기형도 역시 예술과 현실, 삶과 꿈 사이에 벌어지는 충돌과 갈등이야말로 양자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형도 시의 주체는 윤리적 실천의 주체인 ‘개인’으로, 타자와 분리되어 존재하는 코기토적 존재와는 달리 언제나 불확실한 타자와 대면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존재로 나타난다. 기형도는 현대인들이 부조리한 이데올로기에 함몰되어 비판적 통찰력을 상실하고 소외되어 가는 양상을 그려냄으로써 윤리적 주체로 정립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였다. 기형도의 등단작인 「안개」(『동아일보』, 1985.1.5.)에 나타나는 발화 주체의 양가적 태도는 도시적 삶에 대한 기형도의 모순된 태도를 반영한다. 기형도의 시적 주체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타자와의 상호의존성을 인정함으로써 혐오를 넘어서 타자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감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기형도의 시는 ‘슬픔의 변증법’을 통해 공감의 윤리를 보여준다. 기형도는 우연에 대한 긍정을 통해 타자의 고통을 대면하는 윤리적 자세를 보여준다. 문학이 구체적인 사회 투쟁에 개입하는 프로파간다나 상품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타자의 고통을 재현하는 데 있어 윤리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그것은 타자의 고통의 고유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고통이 자신과 무관하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기형도의 작품들은 ‘나’와 타자가 동등하지 않은 위치에 있더라도 타자 역시 “위대한 혼자”라는 점을 망각하지 않는 데서, 문학이 “삶의 현장인 동시에 꿈의 실현이고, 예술인 동시에 현실”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Abstract

This article is aims to clarify the meaning of ‘fog’ in the work of Ki Hyeong-do, in relation to the change of the early 1990’s, which was characteristic of the transitional period. Ki Hyeong-do claimed to prove conflict and conflict between dream life and art and reality is quantum link between them. Ki Hyeong-do reveals critical perception using metonymy. Typically, his poem 「The fog(안개)」 shows a cynicism about the self-deceitful maneuver of the modern man living unconsciously in an absurd life. On the other hand through the analysis of other his works, we could see that he discovered that the dual meaning of the ‘fog’. In this paper, by comparing Kim Seung-ok's 「Record of a Journey to Mujin(무진기행)」, which has adopted the “fog” image, he finds a breakthrough that can escape the disillusionment of Art by rediscovering the meaning of “Fantasy”. Ki Hyeong-do does not just allegorize the reality with his sociological gaze, but also tried to present the prospect of uncertain reality by saving ‘the popular’ through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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