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록」에 나타난 혜경궁 홍씨의 현실 인식 연구 –「읍혈록」(1802)과 「병인추록」(1806)을 중심으로
A study of Hyegyunggung’s perception of reality in Hanjoong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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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의 목적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영조와 정조의 모순된 태도 그리고 사도세자와 홍씨 가문이 같은 운명에 처해 있다고 보는 혜경궁의 관점이 어떠한 인식론적 토대에서 비롯하는가를 밝히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혜경궁이 1802년과1806년에 쓴 「한중록」 제3부의 1편 「읍혈록」과 2편 「병인추록」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했다. 지금까지의 논의들이 혜경궁의 ‘어머니’ 또는 ‘딸’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면, 본고에서는 글쓰기 주체로서의 혜경궁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으며, 「한중록」 제3부에 나타난 가문의 위기와 그 극복 과정을 서술하는 방식이 가문의 종통과 입후를 주된 소재로 하는 국문장편소설과 유사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본론에서는 영조와 정조 그리고 혜경궁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차례대로 검토했는데, 먼저 영조는 혈연을 지움으로써 지위를 강화하고자 했으며, 정조는 지워진 혈연을 되찾기 위해 지위를 포기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한 정조와같은 태도를 가진 듯 보이는 혜경궁이 사실은 영조는 물론이고 정조와도 대립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밝혔다.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영조와 정조의 행위가 혈연과지위의 엄격한 분리를 공통적으로 전제하고 있으며, 혜경궁은 이들과는 반대로혈연과 지위의 긴밀한 관계를 지향한다고 본 것이다. 혜경궁의 국문장편소설 독자로서의 성격에 주목하면 그녀를 홍씨 가문의 대리인으로만 보는 것을 넘어서 당대 사회의 중요한 갈등과 문제의식을 간파하고이를 서사화하는 인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한중록」이 조선 후기 가부장제가본격화되는 데 대한 불안과 저항을 담고 있는 텍스트임을 알게 된다.
Abstract
The aim of this article is to delve into the differing epistemological viewpoints of Yeongjo and Jeongjo concerning the deaths of Sado, and Hyeokgung’s belief that Sado and the Hong clan share a common destiny. To achieve this, we focus on the third part of the Hanjoongrok. While previous analyses have highlighted Hye gyeonggung’s role as “a mother” or “a daughter,” this article places emphasis on her portrayal as a literary figure. Additionally, it observes that Hyegyeonggung’s narrative of the family crisis and its resolution bears resemblance to Korean long form fictions which center around family lineage and succession. In the main body of the text, we sequentially examine Yeongjo, Jeongjo, and Hye gyeonggung from this perspective. It is revealed that Yeongjo aimed to consolidate his authority by disregarding blood relations, whereas Jeongjo sought to relinquish his position in order to restore the obliterated blood ties. Furthermore, it becomes evident that Hyegyeonggung, though appearing to share Jeongjo’s stance, actually stood in opposition to both Yeongjo and Jeongjo. The ostensibly contradictory actions of Yeongjo and Jeongjo stem from a shared principle of rigidly separating kinship from social status, whereas Hyegyeonggung aims for a closer intertwining of the two. In conclusion, this article interprets Hyegyeonggung as a discerning figure who articulates and narrates significant conflicts and societal issues of her era. In essence, it views Hanjoongrok as a literary work that reflects a response to and defiance against the prevailing patriarchy of the late Joseon Dynasty. The act of reading and writing of women during the late Joseon Dynasty can be seen as a highly visible political and public activity within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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