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aptation des nouvelles au film - Le cas de Sopyon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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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이청준의『남도 이야기』중 『서편제』와 『소리의 빛』을 각색한 영화 <서편제>는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백만이 넘는 관객이 동원되는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를 통해 한국인들은 잊혀져가는 한국 고유의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며 민족적 자긍심을 높이기도 했다. 영화의 성공과 더불어 사람들은 원작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언어를 매체 수단으로 하는 문학은 영상과 음을 매체수단으로 하는 영화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변용되게 마련이다. 본 논문에서는 소설 『서편제』가 영화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용의 양상을 살펴봄과 동시에 그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서편제』가 영화화 되면서 주제의 변용이 이루어졌다. 소설 『서편제』와 『소리의 빛』의 주제는 용서와 화해를 통한 한의 극복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한의 극복이라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주제는 뒤로 한 채, 아름다운 소리와 영상을 통해 우리 전통 음악인 판소리의 미학과 그 가치를 전하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판소리의 영상들이 영화의 한복판에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그, 애비, 아들, 사내, 등의 익명으로 묘사되는 소설과 달리 영화에서는 유봉, 송화, 동호 등의 이름이 부여되며, 소설과 달리 그들 사이에는 혈연관계가 부재하다. 혈연관계의 부재는 근친상간의 금기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청준이 예술의 힘을 통해 오누이 간의 사랑이라는 근친상간의 금기를 무력화시켰다면, 영화에서는 영상이 상징적 기호로 작용하면서 유봉과 송화의 성적 관계가 암시된다. 한편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햇덩이, 혹은 소리로만 등장하지만, 소설에서는 유봉이라는 구체적 인물로 형상화된 아버지가 중심인물이 된다. 그리고 갈등의 축 역시 유봉과 송화의 갈등으로 이동되면서 득음을 위한 아버지와 수양딸의 고난이 길이 극의 중심이 된다. 소설에서 의붓아비에 대한 증오와 그에 대한 아들의 내적 갈등 해소 과정이 중심에 있다면 영화에서 아들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서술자로서의 주변적 위치에 놓일 뿐이다. 주제의 변용 과정에서 소설에는 없던 장면들이 추가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소설에서 섬세한 언어 표현을 통해 상징적이고 비유적으로 묘사되던 어머니와 소리꾼 사내의 정사 장면이 영화에서는 이를 목격하는 아들의 시선을 통해 구체적인 영상을 통해 표현된다. 한편 현실적 생계의 문제와 득음을 위한 고난의 길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에서는 구체적인 장면들이 제시된다. 그리고 그 장면들은 동호의 가출 동기의 원인이 의붓아비에 대한 증오심에서라기보다는 현실적 생계의 문제에 있음을 지적하기 위해 사용된다. 여기에서 판소리의 몰락을 민족적이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해석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라 할 수 있는 롱 테이크 장면은 <서편제> 영화의 미학을 한껏 발휘한 장면인 동시에 감독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그가 <만다라> 이후 끈질기게 추구해 왔던 화해와 득도의 주제를 이 장면에서 우리는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판소리의 음과 정겨운 한국의 농촌 풍경, 그리고 ‘진도 아리랑’의 가락에 맞추어 부르는 그들 자신의 삶을 담은 가사, 이 세 가지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관객들은 5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루함을 느끼지 않은 채 그들과 함께 흥에 몸을 맡기게 된다. 그들이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그 길은 어쩌면 감독이 오랜 세월 동안 추구했던 화합과 구도의 길을 상징할 것이다.
참고문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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