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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시의 아상블라주적 상상력과 ‘무등의 시학’ - 『산시』를 중심으로 -

Assemblage Imagination and ‘Poetics of Moodeung’ in Seo Jeong-ju's Poetry : Focusing on Poetry of Mount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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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산시』(1991)는 서정주가 1970년대 후반 10개월간의 세계여행 이후 출간한 『서으로 가는 달처럼…』(1980)을 잇는 기행시집이다. 그동안 연구가 많이 안 됐지만 『산시』는 서정주 후기시의 지향점을 살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집이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산들의 이름과 그 지역의 신화와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결합한 『산시』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서정주의 탈근대적 사유다. 서정주는 『산시』에서 수많은 이종적 조건으로 구성되는 다양체들의 특성을 가로지르며, 들뢰즈와 가타리의 아상블라주 개념이 시사하는 관계론적 사고와 탈이분법적 사고, 그리고 공생과 동조의 가치들을 구현한다. 그리고 ‘산의 말씀’, ‘산이 들려주는 이야기’, ‘산과의 대화’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통해 개별적인 산들의 이름에 수많은 “무명씨”들의 삶을 투영하고, 그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없었던 이들의 삶을 복원한다. 그런가하면 ‘되기의 수사학’을 통해 시간과 공간, 땅과 하늘, 사람과 신, 사람과 동식물(사물) 사이를 자유롭게 횡단하며 세상 만물과의 상호소통적 관계의 미학을 구축한다. 서정주의 아상블라주적 상상력은 『산시』에 나타난 산 이름들의 독특한 배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산시』에서 서정주는 의미의 구조에 따라 시어의 배열을 추구하는 종래의 시작법에서 벗어나 자신이 ‘부조화하는 것들의 조화’라고 명명한 새롭고도 모험적인 시작법을 선보인다. 그 과정에서 억압된 주체들의 목소리가 산의 입을 통해 복원되고, 서정주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바탕으로 한 후기시의 요체인 ‘무등(無等)시학’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들뢰즈와 가타리의 아상블라주적 관계론이 서정주에게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서정주는 이미 1950년대부터 이종적 개체들의 소통과 상생, 그리고 조화를 추구한 신라정신을 자신의 시학의 내핵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산시』에 나타난 탈근대성은 신라정신에 내재한 탈근대적 사유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observes the postmodern view appeared in Poetry of Mountains based on F. Guattari and G. Dleuze's concept of assemblage. In his Poetry of Mountains, Seo Jeong-ju crosses over manifold attributes consisting of various heterogeneous conditions. He also embodies relational thinking and post-dichotomous thinking implicated by the assemblage concept, as well as the symbiotic values of humans and nature. Furthermore, through the new writing techniques in ‘Words of Mountains’, ‘Stories Told by Mountains’ and ‘Conversation with Mountains’, he restores lives of the others, who used not have their own voices, by reflecting them in the name of each mountain. Moreover, using his unique rhetoric, which reminds of Deleuze and Guattari's “Becoming”, he constructs the aesthetics of transactional relations with all things in the world by crossing freely over time and space, heaven and earth, God and men, animals and plants (or things). Seo Jeong-ju's characteristic assemblage imagination can be found in his unique arrangement of mountain names in Poetry of Mountains. For Deleuze and Guattari, assemblage refers to constellation of various paradigme gathered to form a new entity, and this has the same context with the semantic structure of Poetry of Mountains represented as combination of heterogeneous senses. By being free from the conventional poetry writing which pursues arrangement of poetic diction, Seo Jeong-ju introduces a novel and avant-garde poetry writing which is named by himself as ‘the congruity of incongruites’. The voices of repressed entities in the process are restored as the Words of Mountains, and Seo Jeong-ju builds the world of ‘Moodeung Poetics’ based on the harmonious symbiosis of humans and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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