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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지 시기 전염병 발병과 ‘미신굴’ ‘위생조합’의 길항(拮抗): 1918∼1929년을 중심으로

The Colonial Period of the Japanese Empire, the Confrontation and Coexistence of Modern Sanitary Thoughts and Sham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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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일제 식민지 시기 콜레라, ‘서반아 감기’ 등 세계적으로 유행한 전염병을 겪으며 임상의학과 근대과학을 내세운 일제의 방역과 통제 방식을 살펴보고, 같은 시기 폭발적으로 확산된 무속신앙을 함께 탐구하여 위생 이데올로기의 균열을 포착하고자 한 것이다. 일제 식민지 시기 전염병 유행과 통제에 관한 연구는 일제의 강압적 위생행정과 위생 담론을 중심으로 식민권력과 병균의 상징적 동맹을 다룬 것이거나 세브란스 의학교 세균학자 스코필드 박사의 논문 등을 중심으로 당대 인플루엔자 피해 상황을 조망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창궐로 장원과 교회가 구축한 사회질서로부터 민중이 돌아서고 중세적 사회구조가 붕괴되며 일상과 개인이 부각되는 사회로 변모하듯, 일제 식민지 시기 치사율 높은 낯선 전염병의 창궐은 오히려 지배체제로부터 탈주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전염병을 계기로 통제력을 높이려는 일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식민지 조선인들은 어떤 탈주를 하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19∼20년 식민지 조선의 민중은 방역을 앞세운 조선총독부의 통제로 급격한 변화와 불편을 겪게 된다. 첫 번째 변화는 시체의 화장(火葬) 등으로 상징되는 전통의 파괴이다. 두 번째 변화는 마스크의 사용, 예방 접종, 격리와 병사 수용 등 신체에 대한 억압과 변형이다. 세 번째 변화는 위생 관련 행정에 강요되는 실질적 이중 조세, 경제적 부담이다. 조선인은 방역을 위해 이러한 문화적, 물리적, 금전적 변화를 견디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당국의 방역이 실패하면서 조선인들은 일본 제국주의가 내세우는 ‘과학적’ 사실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일제의 ‘과학적 방역’ 실패 후 죽음과 통제의 공포로부터 탈주할 곳이 필요했던 조선 민중 사이에서 치병의례를 담당한 무속에의 의존도가 높아졌다. 1910년대 내내 강조되었던 ‘문명’과 ‘과학’이라는 새로운 신은 고통스러운 방역을 거쳤음에도 죽음의 공포를 해결해주지 못했다. 집회의 금지로 종교적 결속도 강제로 느슨해진 때, 호국신앙에서 민간의 길흉화복을 담당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 관제신앙을 등에 업고 ‘전내(奠乃)’가 등장하였다. 세습무와 같이 공동체에 기반하지 않은 전내는 개인의 치병과 안위를 바라는 민중의 요구를 흡수하면서 공포를 달래는 ‘미신굴’의 무속인으로 빠르게 등장하였다. 위생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며 새로운 신체를 조직하여 과거의 조선과 결별하려 했던 조선총독부의 정책은, 1918년부터 시작된 전염병의 창궐과 방역의 실패 이후 오히려 조선의 민중을 미신굴로 밀어넣었다. 죽음의 공포와 통제의 고통을 경험하며 미신과 무당이라는 전근대적 개념은 더욱 조선인의 일상으로 파고들게 되었다. 따라서 무속을 일상과 분리하여 통제하고자 한 일제의 계획도 지연되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Japan’s quarantine control method based on Western clinical medicine and modern science, and to explore explosive shamanism beliefs during the same period to capture cracks in hygiene thoughts. Most of the studies on pandemics and control during colony of Japanese Imperialism dealt with the symbolic alliance between colonial power and germs, focusing on Japan’s coercive hygiene administration and sanitary discourse, or focused on the thesis of Dr. Schofield, a bacteriologist at Severance Medical School. However, just as the Black Death broke out in Europe in the 14th century and changed people in the social order of manor and church, the unfamiliar pandemic that occurred during the Japanese occupation could serve as an opportunity to escape the ruling system.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examine what kind of escape the colonial Koreans had in spite of the efforts of the Japanese imperialists to increase their control in the wake of the epidemic. The Japanese Empire tried to neutralize folk remedies, shamanism, etc., and tried to create a new body concept through a hygiene combination system along with various hygiene discourses. However, as hygiene became important, fear of death became worse and became more dependent on shamanism. In line with this trend, shamanism has changed from a form of sharing the good and bad of the community to a form of concentrating on the good and bad of the individual, and a new form of shamanism has emerged. Focusing on this fact, this study analyzes how modern hygienic thought of Japan and shamanism of Joseon confront and coex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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