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귀신 이야기에 잠복된 사회적 적대
The Latent Social Antagonisms in the Ghost Stories of the Early Joseon Dyna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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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성과 계급, 신분, 집단 등에 따라 적대적으로 분열된 사회에서 귀신은 무언가 결여된 존재로 표상되며, 그것의 출현은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환기시키고 불안과 공포를 유발한다. 이에 본고는 귀신을 사회적 적대의 증상적 표현으로, 귀신 이야기를 사회적 적대에 대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무의식적 불안과 공포의 산물로 파악하고, 이를 조선 전기 필기에 수록된 귀신 이야기의 분석을 통해 검토해보려 한다. 본론에 앞서 2절에서는 조선 전기 귀신 이야기에 나타나는 전반적인 특징을 검토한다. 조선 후기 귀신 이야기의 주종을 이루는 조상의 신령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없다는 점, 반면 鬼物·妖物 등으로 불리는 기괴한 사물로서의 귀신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는 점, 그리고 민간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던 이러한 귀물들을 퇴치하는 이야기가 많다는 점 등을 조선 전기 귀신 이야기의 전반적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다음으로 3절에서는 조선 전기의 귀신 이야기 가운데 원귀 혹은 여귀로 분류될 수 있는 귀신 이야기 세 편을 중심으로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사회적 적대의 문제를 분석한다. 먼저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유계량의 원귀 이야기는 정치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지배집단 간의 갈등과 투쟁, 승자와 패자의 원한과 죄책감, 그리고 패자에게도 울분의 근거를 인정하였던 민중들의 상보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안생>으로 잘 알려진 여비의 원귀 이야기는 성적 차이와 신분적 차별에 의해 단절되고 가로막힌 소통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용천담적기』 등에 수록된 현덕왕후의 원혼 이야기는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고 전도하고자 했던 민중의 상상력과 유가적 이념을 실현하고자 했던 16세기 사림의 문제의식이 상호 공명하고 있는 텍스트라고 볼 수 있다. 끝으로 4절에서는 귀신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생성·유전되는 과정에서 작동하는 사회적 갈등과 균열의 역학에 주목한다. 조선 전기 필기에 수록된 귀신 이야기는, 사대부들에 의해 기록된 것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민중의 상상력에서 생성되고 소문을 통해 유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전기 귀신 이야기에는 유독 귀신에 지핀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무속적·주술적 신앙에 매우 수용적인 자세를 지니고 있었던 하층 민중들이었다. 조선 전기 필기에 수록된 귀신 이야기는 이들이 상상해낸 세계상과 응보론적인 도덕체계를 그 기저에 깔고 있는데, 필기 저자들인 사대부는 이러한 귀신 이야기에 동요되기도 하고 이를 검열하기도 하는 사후적 보고자였다고 할 수 있다.
Abstract
The ghost―the guishin(鬼神) called in Korean― was represented existence reminded the social conflicts and contradictions, and aroused anxiety and fear.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latent social antagonisms in the ghost stories of the early Joseon dynasty. The ghost stories of the early Joseon dynasty shared The following features: The ancestral spirit(祖靈) almost did not appear, whereas weird thing(鬼物, 妖鬼) that were worshiped by the people frequently appeared. In sequence I analyze three lemures(寃鬼) stories of the early Joseon dynasty. It reflected social antagonisms caused from the political struggle and sexual difference in the early Joseon dynasty. Lastly, I analyze the dynamics of production and distribution of the ghost stories. The subject that produced and distributed the ghost stories in the early Joseon dynasty was people consisted of women and lower cl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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