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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어와 국제공통어 사이 - 김억을 바라보는 한 관점 -

Between national language and international language - focused on Kim E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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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초록

김억은 공적 활동을 시작한 1910년대 후반 이래 조선어의 가능성과 조선적 시형(詩形)을 지속적으로 모색한 시인․시론가인 동시에 에스페란토를 소개하고 보급하기 위해 애쓴 언어적 코스모폴리탄이었다. 이 논문은 김억으로 하여금 민족어와 국제공통어에 대해 한결같이 정력적인 관심을 쏟게 한 동력은 무엇인가를 밝히는 데에 목적을 두고, 그의 시론, 번역론, 에스페란토론을 관통하는 논리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그의 시론과 번역론은 표면적인 강조점이 어디에 놓이든 ‘독창성’과 ‘개성’, ‘내면성’을 강조하는 낭만주의 시론의 전제 하에서 전개된다. 민족을 환원불가능한 원자 단위로 파악하는 관점 속에서 그가 조선어 시에 주문한 “조선혼”이란 모방을 넘어서는 독창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번역론에서 강조된 것 역시 독창성이었다. 후자는 그 자체로 목적적이라기보다는 전자를 위한 방법론적인 성격을 강하게 띤다. 번역은 빗금쳐지기 위해서 존재하며, 독창성으로서의 ‘조선혼’은 그 빗금 위에서만 가능해진다. 그가 선호하는 의복의 비유는 그의 시론들 역시 ‘조선혼’의 표상을 실체화하는 작업보다 주로 비조선적 현 상태를 빗금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모방을 거부하고 번역의 흔적을 지우려는 김억의 ‘빗금치기’는, 빗금치기를 넘어 흔적의 완벽한 삭제에 도달하지 못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모방과 번역에 대한 강한 열망을 누설하고 있다. 또한 그 열망조차도 억압하도록 강제하는 독창성이라는 낭만주의적 초자아―감옥을 현시한다. 특정 민족—원자 단위에 귀속되지 않는 에스페란토에 대한 관심과 활동은 이 금지된 욕망을 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그는 에스페란토를 편리하기 그지없는 동시에 창조적 생명력으로 충만한 ‘최고의 이상적 언어’로 그려냄으로써, 서구 근대문학을 향한 열망을 삭제하지 않으면서도 ‘자기의 창조’를 가능케 하는 장소로 설정한다. 그러나 이는 에스페란토가 연관된 번역의 현실 역학을 애써 외면함으로써만 가능할 수 있는 것이었다.

Abstract

Kim Eok was not only a nationalistic poet and poem-critic who had saught the new poetic style and rhyme proper to Korean modern language, but also a linguistic cosmopolitan who had introduced Esperanto and tried to popularize it in Korea since the later 1910s. Why did he try to dig out both the possibility of national language and international language with enthusiasm?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solve this question. His essays on poetry and translation were written on the presupposition of European romantic poetics that focused on originality, individuality and interiority. The Soul of Chosun demanded for Korean modern poetry was not different from originality. He has emphasized originality and individuality even in the theory of translation. The european romantic ideology forced him to repress the desire towards european modern literature paradoxically. His passionate activities in relation to Esperanto could be regarded as a substitute for the repressed desire. He described Esperanto as a perfect language that not only was very useful for communication and translation but also was full of spiritual energy. It was possible so far as he tried to ignore the actual mecanics of translation in relation to Espera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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