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계몽기 교과서 수록 시가(詩歌)와 근대시 형성의 맹아(萌芽)
The Formation of Korean Modern Poetry and Poems in Textbooks during the Modern Enlightenment Peri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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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근대 계몽기(1890-1910) 대한제국 학부가 발간한 교과서와 야학, 의숙(義塾) 등 민간 교육의 장에서 활용된 독본(讀本)을 대상으로 작품의 선택과 수록, 수용 방식을 추적하고 전통시가와 근대시가의 교량 역할을 담당한 형식적, 내용적 특성과 변이 과정을 분석하였다. 근대 계몽기 교과서로 활용되었던 공간(公刊) 민간(民刊) 교과서에 시가 형태의 글이 처음 실린 것은 1896년이며 이때부터 1909년까지 14년간 관찬, 사찬을 통틀어 8종 17책에 32편의 시가가 실려 있다. 선택과 수록 맥락에서 볼 때 시가는 이미 존재하던 장르 종 간의 혼합 및 변종, 산문 장르와의 교섭 및 삽입 현상을 보여준다. 대상 교과서에는 한시, 시조 등 전통양식, 전통에 기반하여 새롭게 확산되던 계몽가사, 외래의 충격과 영향에 의해 창안된 창가와 신체시 등이 고루 분포한다. 형식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근대계몽기 시가가 갖고 있는 표준 형태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산문적 형태, 단련체(單聯體), 자유시 형태로 나아가기도 하는 등 포착 대상과 메시지에 따라 끊임없이 유동한다. 표현 목적에 따라 외형을 다양화하는 실험 자체가 교과서 수록 시의 특성이라 하겠다. 내용적 측면에서는 교과서 시가 역시 공동체가 기억하는 율격을 유지하며 새로운 시대이념을 담으려 한 근대계몽기 시가의 일반성을 보여주고 있다. 입헌군주제, 개화계몽, 민권주의, 남녀평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 뿐 아니라 교육, 근면, 노동, 시간, 운동, 위생 등 각종 근대이념의 공존과 경쟁 등을 수록 시기에 따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새로운 시대가 권장하던 미래적 이상 가치를 담는 데 주력한 교과서 시가가 희로애락을 포함하는 다양한 감정을 원숙하게 표현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다만 구체적 생활을 소재로 삼아 미숙하나마 개인의 내면을 드러내는 경우와 집단적 자아가 구호에 가까운 공적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 간의 편차를 지적할 수는 있다. 교과서 수록 시가들은 서정자아의 미적 지향성이나 대상에 대한 관심에 있어서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주며 근대시로의 노정을 시작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content and form characteristics of poems included in the college and private textbooks published during the modern enlightenment period. The poems included in the textbooks were characterized by the co-existence of new and traditional genres and the interactions, transformations, and mixes among the genres. In terms of organization, the early textbooks in both Korean and Chinese contained poems sporadically, and the ones published after 1908 made the introduction of poems regular. The specific patterns of genre choice and transformation show connections to modern poetry. Being transmitted orally and having the emotional power of influence, poems became a useful medium of ideology for enlightened subjects. The poems introduced in the textbooks all tried to create modern people in the nation-state via "loyalty," an ideology from the previous times. Enlightenment and modern times, which were the common criteria to select poems those days, went through changes according to the subjects of publication including college, the private sector, and Chosun Government-General. The traditional poems in the textbooks maintained the traditional style and transformed individual expressions of feelings into public emotions. Poetic narrators would turn into public speakers having enlightenment in them, and poetic interests would transform into public values. They became close to modern poetry in terms of poetic situation setting and specificity of imagination and depiction, but they failed to obtain a sense of beauty as lyric poems by still presenting such terms of enlightenment as loyalty and patriotism, national prosperity and military power, and civilization and progress in a conventional manner. The poems included in the textbooks during the modern enlightenment period showed the patterns of co-existence, clash, and mixture among diverse and heterogeneous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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