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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애의 방랑과 기행-여성 사회주의자의 동북아시아 루트와 반제국 서사-

Paek Sinae’s Travels and Journeys: The Northeast Asian Route of a Female Socialist and the Anti-imperialist Narr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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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애(1908~1939)는 여성 사회주의자였으며, 동시에 여성작가였다. 식민지기 여성 사회주의자는 비합법 요시찰(要視察)의 대상이었고, 여성 작가는 어디까지나 합법적 매체 장에서 배태된 존재였다. 애초에 이 둘은 섞일 수 없는 존재 양태였다. 물론 백신애 역시 활동기와 집필기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동아시아적 루트를 단속적이나마 기록으로 남긴 유일한 작가이다. 이 글은 백신애의 러시아 방랑, 중국 기행과 관련해 각기 다른 시기에 썼던 소설과 산문 등을 겹쳐 읽어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이 사이의 지연과 연쇄, 균열과 봉합을 드러내면서, 제국/식민지 체제가 내장하고 있던 모순 자체를 문제 삼고자 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백신애는 교사가 되면서 지역과 중앙을 넘나드는 사회주의 활동가가 된다. 그러나 사회주의 활동을 전심으로 하면서 곧 학교에는 나가지 않게 됐다. 이때 시베리아행이 감행되는데, 이 경험은 이후 원작 소설 「꺼래이」(1934.1-2)와 개작 「꺼래이」(1937), 그리고 일본어 산문 「나의 시베리아행」(1939.4)으로 그려진다. 각기 다른 시기, 같은 경험에 대해 쓰고, 고치고, 회상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단지 모험과 낭만만이 아닌, 그를 초과하는 고난과 사상이 엿보인다. 사실 백신애는 유학과 여행, 그리고 방문 등으로 일본을 많이 다녀왔지만, 이 사회주의 러시아에 비해 제국 일본에 대한 서술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등으로 인한 1930년대에 급변한 동아시아의 정치적 상황 속, 식민지 조선과의 비교에서 중국 하층계급과의 관계가 다채롭게 모색된다. 즉 「꺼래이」에서와 「청도기행」(1939.5)에서의 ‘쿨리(苦力)’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그러했는데, 단순한 연대감의 표출에서 복잡한 이질감의 표현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식민지 간 차이를 사유하는 것이며, 제대로 말해질 수 없는 저항을 기대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을 둘러싼 이러한 음각된 반제국의 상상은 끝까지 견지될 수는 없었다. 1939년 6월 백신애는 자신을 오래 괴롭히던 소화기암으로 운명한다. 결국 말해지지 못했던, 아직 일본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던 상해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에서 그의 얼굴은 이미 병색이 짙었다. 그는 유고로 남은 「여행은 길동무」(1939.7)에서야 사회주의자로서의 자신, 무엇보다 ‘방향전환’ 이후의 고뇌를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고백적 발화가 다른 누구도 아닌 일본인 사회주의자에게로 향했던 것 역시 당대 검열 장을 상기하자면 더 없이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겠다.

Abstract

Paek Sinae(1908-1939) is a female socialist and also a female writer. During the colonial period, female socialists were illegal beings, and female writers were legal beings. Of course, Paek Sinae also could not work as a socialist and write as a writer at the same time. But she was able to write essays and novels about the East Asian routes she had traveled and journeyed. Colonial female socialists were unable to do so because of the oppression of empires such as censorship. In this article, I will read and analyze together the Paek Sinae’s writings published at different times about her journeys in Russia and her travels in China. Through this process, I will reveal the delay and link, and crack and suture between these writings. Here's an anti-imperialist narrative that he couldn't reveal, but could only be felt in the end. Finally, the contradictions inherent in the imperial/colonial system will be seen to be signific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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