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歲寒圖)> 발문의 대화적 소통 상황 연구
A Study on 歲寒圖(A Sketch of pine trees on a windy day): in terms of the dialogic context of its textual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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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세한도> 전체가 현실적 · 경험적인 소통에 토대를 둔 양식인 ‘편지’임을 재확인하는 작업은, 그 소통 현장에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제삼의 독자 스스로가 실존하는 두 인물 사이의 대화 현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만든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런 적극적인 독서 과정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다음과 같은 전망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그 동안 미술 또는 미술사의 분야에서 지적되어 온, ‘학예일치의 경지’라든가 ‘문인화의 새로운 지평’ 등과 같은 <세한도>에 대한 평가가 더욱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언어적인 증거를 통하여 뒷받침될 수 있다. 김정희와 이상적이라는 실체적 · 실존적 인물 사이에 오고가는 정신적 교류의 실체를 상대적으로 객관적이고 단계적이며 실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토대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한 인간이 도달하는 정신적 깊이의 내용은 아무리 추상화되고 이상적(理想的)으로 다듬어진 몇 가지의 진술이나 표현으로 담아낸다 하여도 여전히 모호하고 텅 비어 있는 속성을 지닐 수밖에는 없다. 또한 훌륭한 감식안과 비평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독자 스스로 논리적이며 단계적인 절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재구성된 담화적 상황에 스스로를 던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세한도>에 대한 언어적 접근은 개방적이면서도 실존적인 예술적 경험의 현실적인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있다. 둘째, 언어적 관점에서 <세한도>에 접근하며 새롭게 발견하고 구성해 본 수사적 맥락은 고고한 정신세계의 이상이나 전범(典範) 역시 한 개인의 역사적인 경험으로부터 그 의미를 채워 나간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세한도> 자체가 현실 세계의 어떤 대상을 지시하거나 모방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이상은 현실의 토대가 없으면 의미를 전달할 수가 없다. 텍스트부에 대한 분석은 그 토대를 실체적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밑작업이 된다. 셋째, 발신자가 내밀하고도 치열한 자기반성의 과정을 수신자와 교감하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이 ‘학예일치’와 ‘문인화’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즉 <세한도>에서 저자가 도달한 높은 경지는 그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치와 의의를 획득하는 것이다. 특히 이 작품 전체가 제삼자의 평가와 개입에 상관없이, 규범적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구성되었음을 보여주는 여러 내적 증거들이 저자의 겸손과 인격적 변화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다. 어떤 예술적 경지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로 창작되지 않았다는 바로 그 사실이 도리어 오늘날의 독자와 연구자로 하여금 ‘예술의 정의와 그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박이문 2006; Danto 2008; Davies 1991)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한도>의 텍스트부에 대한 관심은, 미술에 감식안이 다소 없는 독자라고 해도 저자와 함께 차근히 <세한도>의 모든 요소들에 집중하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학예일치의 경지’를 구축해 갈 수 있는 가능성으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Abstract
This study attempts to explain that Kim, Jeong-hui’s A Sketch of pine trees on a windy day(A Sketch) is constituted of two parts of different nature in artistic modal kind, a picture and a text, or a textual epilogue and a letter, so that this configuration brings about the rhetorical and aesthetic effects. A Sketch presents the multiple layers of interpretation on account of the self-integration of its textual part, while it had been examined to designate the tradition of oriental painting based on the coherence between painting and calligraphy. The textual part of A Sketch carries out not only the function as an epilogue belonging to the pictorial part, but also its self-definable mode, the discourse of letter. The quantitative balance between the pictorial part and the textual part turns into the semantic tension: as serving the discursive properties of letter in the textual part to the whole work, it would communicate its significance to that of pictorial part equivalently. And the rhetorical mode of letter connotes its historical and substantial context of communication on which the meaning of this artistic work stands in reality. With the close reading, we can find the rhetorical strategy of this letter attempting to go beyond the boundary of artistic modes and criterion regarding to the fixed tradition and norms; between monologue and dialogue, philosophy and art, and experiential subject and idea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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