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신보 소재 시조의 텍스트 변형 사례
A Case on Text Transformation of Sijo in Daehan-Maeil Sin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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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매일신보가 품고 있는 방대한 양의 시가 자료들 중 본고에서 논의대상으로 삼은 것은 텍스트 변형을 시도한 94편의 시조 작품들이다. 자료 접근의 제한성 및 영역을 구분하는 학계의 관행 때문에 그 동안의 논의는 활발하지 못한 편이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 시기 이 분야의 후속 논의를 대비하고 또한 촉진하기 위하여 해당 자료들에 대한 실증적이고 통계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 아울러, 텍스트 변형의 실제를 네 가지 사례로 나누어 제시하고 다시 텍스트 변형 시조의 원텍스트에 해당하는 고시조를 찾아 비교․검토함으로써 텍스트 변형이 진행된 과정 및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94편 전체 작품을 놓고서 텍스트 변형의 작품별 좌표를 확인하고자 한 것이다. 논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텍스트 변형 시조에 동원된 원텍스트 93편 중 9편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는 평시조다. 수적으로 평시조가 많다는 고시조 내부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평시조에 기울어진 텍스트 변형의 일반적인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원텍스트에서 작자가 확인되는 경우는 반 이상에 이르며 그들은 거의 정통 관료 및 문인에 속하는 인사들이다. 원텍스트가 수록된 가집들은 어느 특정한 쪽으로 편중되는 경향은 없으나『靑丘永言』 및 『歌曲源流』 계열의 가집들이 많이 수록하고 있다. 둘째, 텍스트 변형을 시도한 인물들은 주로 대한매일신보 사내집필진이다. 이들은 가까이에 가집을 두고서 그날그날의 텍스트 상황을 확인해가며 적합한 원텍스트를 찾아 텍스트 변형을 시도하였다. 처음에는 궁여지책으로 출발했을지 모르나 작업을 진행함에 따라 유능함과 함께 진지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게 되었다. 그 결과 원텍스트를 능가하는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생겨났다. 독자들이 투고한 작품이 10편으로 확인되는데 주제나 기법, 수준, 경향 등에서 사내집필진의 작품들에 많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셋째, <雲蔽日>, <무심타>, <山雪夜雨>, <죠션혼아> 등은 텍스트 변형이 평이하게 진행된 작품들이다. <雲蔽日>의 주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전재의 근거를 텍스트 상황의 유사성에만 기대고 있다. <무심타>는 어휘 하나를 교체하여 새롭게 주제를 마련하는 절묘함을 선보였으나 어휘적 차원의 협소함은 떨쳐내지 못했다. <山雪夜雨>는 원텍스트의 의경을 뜻밖의 방향에서 활용하였지만 대신에 긴장미를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죠선혼아>는 중장․종장 변형이라는 무게감으로 큰 폭의 변형이 진행되었지만 원텍스트의 취의를 살려내는 데까지 미치지는 못하였다. 위의 작품들은 단순개작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넷째, 이들에 비하여 <無難>, <殺狗>, <聽流>, <沙工歌> 등은 텍스트 변형이 적극적으로 진행된 작품들이다. <無難>은 전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원텍스트에 제목을 붙여 주제의 변환을 이끌어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殺狗>는 대립되는 두 어휘를 반대의 방향으로 서로 교체함으로써 친일매판세력을 비천한 개에 빗대는 통렬한 풍자를 실현할 수 있었다. <聽流>는 원텍스트가 지니고 있는 호기를 포기하는 대신 비장과 염퇴의 회고가적 분위기로 다시 돌아감으로써 시대의 우울함을 보여주게 되었다. <沙工歌>는 중장․종장의 변형으로 원텍스트와 정반대에서 진취적 정신을 부각하고 나아가 시대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텍스트 변형이 변형의 의도를 충분히 살려가면서 진행됨으로써 패로디라는 이름에 값할 수 있는 작품들이 된 것이다. 이처럼 대한매일신보 소재 94편의 텍스트 변형 시조들은 전재, 텍스트 파생, 단순개작, 패로디에 이르기까지 변형의 정도 및 수준에 따른 긴 띠를 형성하고 있다. 그 만큼 텍스트 변형의 폭과 깊이는 다채로우며 편차 또한 벌어져 있는 것이 94편 시조 작품들의 실상이다. 일괄적인 평가를 허용하지 않는 이들 작품의 시적 실험은 많은 논란거리들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대한매일신보 소재의 시가 작품들뿐만 아니라 1900년대 초반에 전개된 한국 고전시가의 마지막 흐름을 조망하는 데에도 하나의 기준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There are about 400 pieces of sijo, a Korean traditional poetic form, published in Daehan-Maeil Sinbo representing the Korean enlightenment period. They were mainly published during the shot term period, from November 1908 to August 1910 (for approximately one and a half year). Among them, 94 pieces of sijo are turned out to be transformed from the traditional form of sijo. Many scholars made limited attempts to explore the pieces of this sort from the perspective of adaptation or parody. From such perspectives, however, it is difficult to comprehensively address all the pieces of work since many different aspects from the traditional form of sijo are observed in the work. This paper explore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ext and the urtext from the perspective of text-transformation. The conclusion of this paper is as follows: 1. There exists some work reproducing the traditional form of sijo, which is the result of the similarity of the context. Limited changes in vocabulary are observed, which is closely related to text derivation, rather than text transformation. 2. In some work, text transformation is made in the light of words and phrases. The transformed words are key words or core words to support the theme of the work. Vocabulary transformation helps to ensure status quo or enlightenment. 3. In some work, text transformation is made in some lines. Most pieces of the work show this tendency. Conventional theme of the traditional sijo, such as sorrowful feelings of agedness, love for the king, militarism, restful feelings, etc., is transformed into the voice of worry about the country and love for the country through the text trans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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