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Jeu de hasard dans La Peau de chag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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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Abstract
발자크 Balzac의 『인간극 La Comédie humaine』속에는 놀이의 은유가 자주 등장한다. 서사가 체스 등 놀이의 진행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작가가 묘사하는 사회 역시 고유의 규칙을 지닌 거대한 게임처럼 묘사된다. 인물들은 그런 사회 속에서 나름대로 규칙을 준수하거나 교묘히 피해가며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발자크는 소설을 통해서 세계를 지배하는 이런 ‘게임의 규칙’들을 탐구하려 하였다. 그러나 모든 놀이에서처럼 ‘우연’이라는 요소가 배제될 수 없기 때문에, 주인공들은 대부분 결국 운명에 순종할 수밖에 없다. 라스티냑 Rastignac, 보트랭 Vautrin등이 적당한 속임수로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해가는 유형들이라면, 『양피 가죽 La Peau de chagrin』의 서사와 주인공은 우연적인 요소에 많이 따르는 듯이 보인다. 이야기는『인간극』의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불규칙하게 전개되고 주인공은 양피 가죽을 손에 넣는 순간 자신의 삶을 담보로 건 도박을 시작한다. 본 논문에서는 양피 가죽이 표상하는 ‘우연’이 어떻게 발랑탱 Valentin의 인생에 작용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전통적인 소설에서는 주로 개인적 노력과 우연의 요소가 적당한 비율로 배합되어 인물의 운명을 결정한다. 그러나 발랑탱은 자신의 의지로 무엇을 이루려 하기보다는 운명을 우연에 맡긴다. 게다가 자기에게 일어난 모든 일에 주술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사실, 소원을 성취시키면서 줄어든다는 양피 가죽의 주술적인 속성은 의심스럽다 : 일관되게 소원을 성취시키지도 않을뿐더러 나중에는 저절로 줄어드는 인상을 주고, 죽음에 대해서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발랑탱이 자신의 소원이나 욕망이 충족될 때마다 확인하기 때문에 오비이락(烏飛梨落) 격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것은 ‘우연’한 사건들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우연’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도박장에서 남은 돈을 다 잃는 첫장면이 나타내듯이, ‘팜 파탈’ 패도라 Foedora를 만난 후부터 발랑탱은 자신의 삶을 우연에 맡긴다. 운명이 단 하나의 확실한 결말, 죽음으로 그를 몰고 가자 – 양피 가죽 또한 줄어든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 그는 우연의 개입을 막기 위해 의지도 의욕도 없는 절대적인 수동성 속에 갇혀서 거의 식물적인 차원의 삶을 영위하지만 그럼으로써 오히려 그 게임에 말려들어 더욱 우연의 포로가 되고 만다.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예고없이 벌어지고 그의 욕망들도 우연의 탈을 쓰고 다가와 그를 더욱 소모시키고 퇴행하게 한다. 이는 무의식적인 죽음의 충동의 발현으로서 그의 종말을 재촉한다. 결국 도박군처럼 우연의 장난에 놀아나는 발랑탱은 자신의 무의식적인 충동과 욕망의 지배를 받게 된다. 발자크는『양피 가죽』 에서 우연을 서사의 원리로 하는 장치를 고안하여 역시 우연이란 욕망과 마찬가지로 어떤 규칙으로도 설명할 수 없고 예상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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