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말기 타이완 소설에 나타난 근대적 시선(視線)과 병 -왕창슝(王昶雄) 「분류(奔流)」를 중심으로-
Modern Gaze and Illness in Taiwanese Novels in the Late Japanese Colonial Period - Focusing on Wang Chang-Xiong's 「Ben-liu(奔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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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근대의 지식은 식민지를 병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제국의 통치를 합리화하는데 기여한다. 이때 통치자에게 주어지는 이미지 중 하나는 ‘의사’이며, 그의 ‘시선’은 식민지인에게서 ‘병’을 발견하는 특권적인 감각이 된다. 그러나 총력전 체제라는 특수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는 제국주의 초기부터 이어졌던 이러한 ‘시선’에 변화가 불가피했다. 전쟁 동원을 위해 식민지인을 단순히 ‘병자’로 보는 시선은 교정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 과정은 다소간 모순, 갈등 등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시선’의 불안정함을 겪어야 했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타이완 소설 중 하나가 「분류(奔流)」이다. 본 논문에서는 특히 해부학자 출신으로 인종주의적으로 타인을 분류하는 시선을 가진 서술자 ‘나’를 중심으로, 이 소설이 당대 변화하는 이데올로기를 어떤 방식으로 서사화하였는지에 대해 분석한다. 황민화 시기 소설은 단일한 이념에 휩쓸린 문학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기존 연구에서도 다소 단순한 이분법적인 틀로 이 소설이 분석되는 경향이 있지만, ‘시선’이라는 문제를 경유하면 이 소설을 복잡한 맥락에 놓을 수 있다. 본 논문은 ‘시선’의 문제를 분석하는 것으로 소설의 무의식적 층위에서 작동하는 당대 이데올로기의 흔적을 드러내고 ‘동아시아’라는 보다 넓은 범주에서 비교연구를 할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하고자 한다.
Abstract
Modern science contributes to rationalizing imperial rule by recognizing colonies as pathological. One of the images momentarily given to the ruler is a “doctor,” and his “gaze” becomes a privileged sense to discover the “illness” of the colony. However, in the special historical context of the total war system, a change was inevitable in this “gaze” that had continued since imperialism began. Correcting the gaze of seeing colonists simply as “sick people” for war mobilization was necessary. In this process of change, more or fewer contradictions and conflicts are unavoidable, and because of this, they had to go through the instability of the “gaze.” One of the Taiwanese novels that shows this well is Ben-liu (奔流). This paper shows how this novel narrates the changing ideology of the time, focusing on the narrator, a former anatomist with a racist view of classifying others. There is a strong perception that novels during the Japanization (皇⺠化) period are standardized literature swept away by ideology. There is a tendency for these novels to be analyzed in a rather simple dichotomous framework in existing studies. Still, this novel can be placed in a complex context through the problem of “gaze.” It reveals the traces of contemporary ideology operating at the novel's unconscious level and provides a context for comparative research in the wider category of East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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