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물인도채무자의 선관의무와 과실에 있어서의 주의의무
Duty of Good Manager’s Care of the Obligor delivering specific Thing and Duty of Attention in Negligence
오수원
초록
로마법이나 프랑스법, 일본법에서 모두 선관의무를 과실의 전제가 되는 주의의무로 보고 선관의무를 게을리 한 것을 추상적과실이라고 해석해 왔고, 이점은 우리 민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선관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독일민법에서는 과실의 전제로서 ‘거래에 필요한 주의’를 규정하고 있고, 이를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선관의무와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실에 있어서의 주의의무는 결과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과 그 회피가능성을 의미하고, 이는 결과가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지, 적극적으로 어떠한 행위를 하도록 하거나 하지 아니하도록행위채무나 작위의무 또는 부작위채무를 지우는 것이 아니어서 가상적, 잠재적이며 일반적인 의무라고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선관의무는 민법상 특정물인도채무자(제374조), 수임인(제681조) 등 주로 특별한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는 자에게 좋은 관리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라는, 하나의 업무수행방법또는 채무의 내용을 규정한 것으로, 모든 사람이 부담하는 일반적인 의무가 아니다. 선관의무와 과실에있어서의 주의의무는 개념 근거 내용이 서로 다르다. 그렇지 않고 선관의무를 과실에 있어서의 주의의무와 같은 것으로 본다면 선관의무불이행 또는 그 위반은, 가령 고의에 의한 보관물방치나 직무유기와같은, 고의에 의한 것과 과실에 의한 것이 있을 수 있는데, 고의에 의한 선관의무위반을 설명할 수 없게 되며, 과실의 요건으로서, 주의의무가 아닌, 선관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는,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또 선관의무에 대립되는, 민법상의 무상수임인(제695조)이나 친권자(제922조) 등의 자기재산동일의무의 경우에도 그 불이행이나 위반에 대한 책임이 있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하고, 그에따라 그 위반은 고의에 의한 것과 과실에 의한 것이 있을 수 있고, 과실에 의한 경우 주의의무위반이있어야 하는데, 이때 과실을 결과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나 회피가능성이 아닌, 선관의무로 본다면무상수치인이나 친권자 등도 선관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되고, 이는 자기재산동일의무를 규정한 법의취지에 반한다. 선관의무를 과실에 있어서의 주의의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상법상 충실의무(제382조의 3)를 과실에 있어서의 주의의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선관의무를 과실의 전제가 되는 주의의무와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로마법 이래의 역사적 유물일 뿐이고 이는 과실에서 있어서의 주의의무와는 구별되는 별개의 개념으로, 독일민법에서의 ‘거래에 있어서의 필요한 주의의무’와는 다른 것이다. 특정물인도채무자의 선관주의보존의무는 행위채무이며 선관의무는 이러한 채무의 내용으로, 이때 보존의무와 합하여 독립된 하나의 채무로 된다. 이는 그 내용이 재판을 통해서 구체화되는 추상적 채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