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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대 경복궁 중건과 壽進寶酌銘 소라잔의 물질성

The Material Composition of the Conch Shell Cup with the Inscription of Sujinbojak (壽進寶酌) in relation to the Reconstruction of Gyeongbokgung during the Reign of King Goj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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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역사학

초록

조선시대 나배는 왕실에 바치는 진상품으로 귀하게 여겨졌고, 이국에서 온 낯설고 진귀한 술잔으로도 인식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고종 2년에 석경루에서 발견된 수진보작이란 소라잔을 물질적 관점에서 조명하여, 경복궁 중건을 추진했던 세력의 정치적 목적에 적합한 재질과 기형의 잔으로써 나배가 선택되었다고 해석했다. 왜냐하면 나배는 인공적인 가공을 거의 하지 않은 상태의 자연적인 재질이면서 한양에서 쉽게 보기 힘든 잔이었고, 뿐만 아니라 그 내부 구조가 독특하고 신기하여 경복궁 중건이 하늘의 뜻이라는 점을 물질적으로 드러내는 데 적합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운현궁에 소장되었던 책가도 속 수진보작은 원래 모습을 추정해볼 수 있는 시각적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잔에는 없었던 ‘수진보작’이란 4글자가 책가도 속 나배의 겉면에 쓰여졌다. 두 폭의 책장의 좌측 하단과 우측 상단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수진보작’과 ‘만수복록’이란 글자는 이 책가도의 제작목적과 수진보작의 역할을 암시적이면서 동시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국내외의 바다나 강에서 채취한 소라로 만든 나배가 알 수 없는 모종의 경로를 거쳐 서울의 창의궁 밖 석경루에서 발견되어 진상된 이후 창덕궁 관물헌과 운현궁으로 이동하고, 회화와 현판으로 만들어지는 과정 속의 모든 결과물들은 경복궁 중건 그리고 흥선대원군과 고종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설계된 계획의 산물이었다. 이 계획 속에서 수진보작의 재질이 소라였던 것은 소라잔이 내포한 특정한 물질성을 정치적으로 활용한 신중한 선택이었다.

Abstract

During the Joseon Dynasty, "nabae" was considered a valuable tribute to the royal family and was perceived by scholars as an exotic and rare wine glass from a foreign land. Upon reevaluation of the "Sujinbojak" discovered at Seokgyeongru in the 2nd year of King Gojong, it was interpreted from the perspective of "nabae" that its exotic material, form, and color were most suitable for the political purposes of the forces behind the reconstruction of Gyeongbokgung, including King Gojong, Prince Heungseon Daewongun, and Park Gyu-su. The exceptional craftsmanship of Joseon's skilled artisans, who produced and dedicated various wine glasses to the royal court, was not sufficient for the unique and rare requirements. Nabae was considered appropriate because of its unusual material and shape. The repetition of the theme "Heaven and Earth embracing a precious vessel" in Sujinbojak implies that Sujinbojak appeared in response to King Gojong's virtue, and Sujinbojak, imbued with the meaning of Heaven and virtue, would serve as a solid link to facilitate the smooth progress of the reconstruction of Gyeongbokg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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