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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베 기베르의 작품에 나타난 이중성

Le double chez Herve Gui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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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20세기 후반에 활동하다 36세의 젊은 나이로 타계한 작가, 에르베 기베르의 작품에 나타난 이중성의 의미를 정신 분석학적 측면에서 고찰한 것이다. 오또 랑크나 프로이드에 의하면 이중성은 거울의 영상, 자신의 육체를 재현하는 것 등으로 해석되는 데, 이는 영혼의 불멸성을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베르의 작품에 드러난 이중성은 언뜻 보기에 낯설고 서로 양립될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결코 새로운 것이나 낯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한 인물들은 자신과 꼭 빼닮은 자신의 복제(double)와 실제 자신을 더 이상 구별하지 못하여 극도의 정신적인 혼란에 빠지곤 한다. 본래 나르시시즘이라는 사랑의 감정에서 생긴 여러 정체(identité)가 결국 자신을 분열시키는 위협적인 존재로 탈바꿈하고 만 셈이다. 인간 내면에 서로 다른 정체가 공존하듯이 작가가 추구하는 사랑의 형태에서도 인간의 잔악성과 나약함이 함께 도사리고 있는데 바로 이 점이 이중성과 만난다. 기베르는 소설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마저 살인하고픈 충동에 사로잡힌 파렴치한 인간상을 그린다. 동시에 그는 그런 비열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자신의 내부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또 다른 정체 탓으로 돌리려 한다. 그가 바로 자기 파괴 유혹에 시달리는 La Mort propagande에 등장하는 광적인 화자의 또 다른 정체가 아닌 듯싶다. 자기 분열 증세가 보이는 이 소설속의 화자는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스스로 자신의 육체를 해부하고 급기야 자신마저 살해하려 든다. 비극적인 자살충동도 그가 자신의 복제를 위협적이고 낯선 존재로 인식한데서 생긴 것이다. 이중성은 기베르가 후천성 면역 결핍증에 걸린 이후 절정에 이른 역설적 미학으로 표출된다. 작가가 갖는 죽음에 대한 병적인 집착은 결국 삶의 신비를 드러내고 삶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는 끔찍한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자신의 덧없는 삶의 자취를 작품으로 남김으로써 육체는 소멸하더라도 영혼을 통해 이 세상에 영원히 살아남고자 한다. 가장 처절한 고통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것을 꿈꾸는 인간 정신의 존귀성을 입증한 셈이다. 그에게 있어 죽음의 경험은 인생의 종착역이 아닌 인간 운명의 한계를 초월함으로서만 다다를 수 있는 숭고한 삶의 시작뿐이다.

참고문헌 (5)

  1. , 1991, ~, pp.Éditions Régine Deforges
  2. "Mon Valet et Moi" (1991), Éditions du Seuil
  3. "Hervé Guibert : L’Entreprise de l’écriture du moi" (2001), L’Harmattan
  4. "Le jeune Homme et la mort" (1999), Grasset
  5. "L’identité posthume dans Le Paradis d’Hervé Guibert", 40(1), pp.104~ (2000), printem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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