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에 나타난 혐오와 연민의 양상 연구
A Study on the Aspects of Disgust and Compassion in the Poetry of Gi Hye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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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기형도의 시에서 일련의 혐오 표현의 양상과 익명화된 시적 대상을 통한 연민의 정서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는 입론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기형도의 시에서 노인이나 늙음에 대한 혐오는 자신의 미래를 투영하여 타자화된 대상을 향해 표출하는 부정적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기형도는 삶의 희망이나 동력을 잃고 그저 추억에 잠겨 있으며, 그러면서도 탐욕만큼은 여전히 끈질기게 표출하는 대상을 노인이나 늙음으로 설정하여 형상화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한결같이 자기 자신을 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기형도의 시에서 희망 역시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나 전망보다는, 대부분 삶의 미래 없음에 대한 탄식이자 회한을 동반한다. 기형도는 일련의 작품들에서 시적 화자가 능동적 행위의 주체로 기능하지 않고 다만 대상에 대한 수동적 관찰의 보고자로 물러나 있는 서술 방식을 보여준다. 이때 시적 화자가 관찰하는 대상은 대체로 ‘그’나 ‘사내’, 혹은 ‘김(金)’ 등의 익명성의 지시어로 호칭된다. 이러한 익명성의 지시어는 결국 시적 화자가 자신을 객관화하기 위해 등장시킨 객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작품들에서 화자는 수동적 관찰 서술자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대상에 대해 표출하는 혐오나 연민의 감정은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향한다. 기형도의 시에서 혐오는 그 방향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향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연민을 동반한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Abstract
In the poetry of Gi Hyeong-do, the patterns of disgust and the sense of compassion expressed through the anonymized poetic subjects are related. In his poems, the disgust towards the elderly or aging can be seen as a negative attitude projected onto the other, reflecting his own future. Gi Hyeong-do sets the elderly or aging as the subject to embody figures who have lost the hope or drive of life,沉merely immersed in memories, while still persistently expressing greed. The direction of this expression consistently points toward the self. For this reason, in Gi Hyeong-do's poetry, hope is not so much an optimistic expectation or outlook for the future, but rather, it often accompanies lamentations and regrets about the lack of a future in life. In a series of his works, Gi Hyeong-do demonstrates a narrative style in which the poetic speaker does not function as an active agent but instead retreats to the role of a passive observer, merely reporting on the subject. The objects of observation are typically referred to using terms of anonymity, such as "he," "the man," or "Kim." The directive of anonymity in these works can ultimately be seen as an object introduced by the poetic speaker to objectify themselves. In such works, the speaker plays the role of a passive, observational narrator, but the feelings of disgust or compassion expressed toward the object ultimately reflect back on themselves. In the poetry of Ki Hyongdo, disgust is characterized by the fact that its direction ultimately turns toward the self, accompanied by self-comp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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