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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말년 禪詩에서 드러나는 버림과 깨달음의 상징성

The Symbolism of Renouncing and Awakening in Ven. Gyeongheo’s Seon Poetry during the Last Years of 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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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경허는 끊어진 우리나라의 선맥을 되살린 근대선의 증흥조로서 뿐만 아니라, 근초(近初) 한국 선시(禪詩)의 전범이라 할 만한 뛰어난 선시를 다수 남긴 선사로 유명하다. 그러나 경허는 1904년 갑자기 불교계를 떠나 1912년 입적할 때까지 환속 후 8년 동안 이전 시절과는 대조적으로 일체의 저술활동 없이 오로지 시(詩)만을 남겼다. 만약 불교 궁극의 목적이 깨달음에 있으며, 그 깨달음은 결국 인간 실존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소급되고 발현되어야 한다면, 경허 말년의 행화와 이에 바탕 한 그의 선시가 지니는 실존적 의미와 가치는 매우 지대하다 할 수 있다. 경허는 일생토록 무애자재한 행화를 보였는데, 이러한 행화의 의의는 ‘불이문(不二門)을 증득한 초탈 방광함’이라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특별히 이러한 내적 논리가 그의 말년 선시에서에서 고스란히 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경허 말년 선시의 발화방식과 상징성을 정리하자면 무위대도(無爲大道)와 평상무사(平常無事), 그리고 승속불이적(僧俗不二的) 버림과 반본회귀(反本回歸)라 할 수 있다. 특히 말년의 선시에서는 그의 주요 선사상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그 어떤 분별도 집착도 생하지 않고[無生] 작위하지 않는[無爲] 최상승선의 도리가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경허 환속 후의 말년 선시에서는 그 무엇보다 승과 속이 따로 없는 진정한 불이의 세계에 대한 깨달음의 단상과 사유를 자유롭게 펼치고 있다. 이에 경허 말년 선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허의 최상승의 깨달음, 그리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차용된 파격적 선어(禪語)와 세속적 기물 감성을 얼마나 명안(明眼)으로 밝힐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불이대도문(不二大道門)에 이르지 못한 세인의 입장에서 경허 깨달음의 경지 내지 선시의 비의(秘意)를 올곧게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경허 말년의 선시는 더욱 예민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할 것이며, 더욱이나 경허 최상승의 도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세속적 잣대 내지 소승적 안목으로 그의 선시를 함부로 예단하고 규정짓는 오류에서는 벗어나야 하리라 본다.

Abstract

Gyeongheo is famous for his Seon poetry as well as for his activities revitalizing Korean Seon. During the eight years since his sudden leave from monastery in 1904 till death in 1912, Gyeongheo left no writing other than poems. We may reasonably expect that those Seon poems of his last years provide us with access to his post-awakening spirituality and life. They are precious materials for our understanding of how Seon Buddhist ideals may be embodied by an awakened Seon master’s everyday life. The Seon poems Gyeongheo wrote in his last years express the spiritual horizon where no more discrimination, attachment, or karmic activity arises even in the midst of the life of saṃsāra, that is, arising and ceasing. We can see such Seon ideals as “everyday life in nirvāṇa and asaṃskṛta” and “renouncement beyond the dichotomy of monkhood and laity” are working as the very basis of those poems. ‘enlightenment is not simply a subject but the very essence of Seon poetry. A Seon poem, by definition, is a song of enlightenment―a lyric of the One Mind, i.e., a linguistic expression of the world of enlightenment. It is not that a particular kind of poetic form, subject, or rhetorical technique characterizes a lyric as a Seon poem. What makes a poem a song of Seon experience is the enlightenment the poet expresses by it. Gyeongheo lived a life of post-awakening during the last years. He lived in great freedom from all fetters of attachment including the dichotomous frame of the sacred and the profane. His Seon poems in that period express his spirituality of asaṃskṛta and renouncement transcending all conventional discriminating frameworks, which can be regarded as the very core characteristics of his poetic esth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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