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폐(幽閉) 공간’과 ‘지연(遲延) 공간’-나혜석의 글쓰기와 장소성(場所性)
Confined and Delay Space-Na, Hye-seok's Writing and Plac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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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근대초기 작가인 나혜석의 글쓰기 전반에서 객관적 공간요소들을 추출한 후 ‘유폐(幽閉)’, ‘지연(遲延)’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장소성을 분석하였다. 이에 장소경험이 실존을 구성한다는 토폴로지 개념을 수용하여 언어와 수사, 담론구성의 방식을 살펴 장소성의 내재적 측면을 입증할 수 있었다. 첫째, 유폐공간은 조선의 제도적 모순을 몰락과 소멸의 유비로 표현한다. 여관과 하숙은 일상을 꾸리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언젠가 떠나야 할 임시 거주지이다. 경성은 생애시기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혼종 장소로 의미화 된다. 둘째, 일본은 근대성을 학습한 성장 공간이자 두려움에 직면했을 때 탈출했던 지연 공간이다. 미국과 유럽의 장소체험은 문명국 내부의 타자성을 발견하고 자신이 속한 장소와의 비교, 변별을 통해 주체성을 확장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나혜석의 글쓰기가 드러내는 장소감수성과 그 내포는 주어진 운명과 마주한 주체의 이상과 현실, 내적 갈등 간 낙차를 드러내기에 적합했다. 본 연구는 그간 통념적으로 적용되어 온 이데올로기 장소성을 벗어나 공간과 관련한 여성의 일상 조건과 사회적 계급 속 위치와 특성을 증명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개별 주체가 장소라는 실존터전과 관계하며 생산한 권력의 일상성과 다중성의 구체화 과정은 향후 젠더 담론의 이론 확장에도 유의미하리라 본다.
Abstract
This study identified objective placeness throughout the writing of Na, Hye-seok, who was Korea's first female Western painter and early modern writer, and analyzed her spatiality around two keywords, "confined space" and "delay space." The investigator applied the concept of gender geography, which maintains that place experiences organize existence, and demonstrated the intrinsic aspects of placeness. First, confined spaces expressed the institutional contradictions of Joseon with the analogy of collapse and extinction. Inns and boarding houses were daily spaces and also temporary places of residence that she had to leave some day. Gyeongseong was a hybrid place of both success and failure. Secondly, Japan was a space of growth to study modernity and a delay space to escape from fear for Na. Her Western experiences underwent the procedure of discovering otherness inside a civilized state instead of self-colonization and asking questions about the places where she belonged. Na's place experiences and their connotations revealed in her writing show a gap between the ideal and reality of a subject facing her given destiny and between her inner conflicts. The present study demonstrated the daily conditions, social status, and characteristics of women through spaces beyond ideological placeness as a common idea, thus holding its significance. The specific daily and multiple nature produced in relations between a certain subject and the existential situation of a place will play significant roles in the theoretical extension of gender discourse in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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