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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와 중화(中華) 개념

Rethinking the Historical and Social Context of Sinocentrism in the Jehol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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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역사학

초록

이글은 『열하일기』를 중화 개념의 층위에서 다시 읽어본 것이다. 우리가 중화를 국적이나 문화 등으로 정의하거나 본질화하고 그 ‘정의’를 잣대로 하여 박지원과 근대 혹은 박지원과 주체성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려 해 오는 동안 묻지 않은 것들은 없었는지 되돌아보기 위해서이다. 개념사의 문제의식은 그것이 ‘중화’의 역사적ㆍ사회적 맥락에 대한 ‘해석’이었음을 깨닫게 해 준다. 박지원이 청을 열린 시선에서 보았던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가 명과 청을대등하게 취급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는 명나라를 부를 때 사용했던 ‘중화’ 혹은 ‘상국’이라는 표현을 결코 청나라에 대해 구사하지 않았다. 그가 인정한 것은 청나라가중원의 지배자이자 ‘대국’이라는 사실 뿐이었다. 그는 결코 존주론과 존명의식을 버리자고 주장하지 않았다. 시의(時宜)에 맞는 존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그것은 중화의 유일한 계승자라는 자부심에 기대는 존주가 아니라, 조선의 낙후함을인정하고 ‘중국’을 자기화하는 존주이다. 박지원은 청이 가진 ‘천명’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의 눈높이에서 말한다면, 청이 ‘천명’을 받아 대륙의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도리어 ‘중국을 잊지 않으려는 자’를 각성시키기 때문에 중요했다. 청이 가진 ‘천명’은 ‘중국’과 분리된 ‘천명’이며, ‘천도’와별개의 ‘천의’였다. 청은 결국 ‘중국’을 자기화하는 데 실패했다. 그렇다면 조선은 ‘중국’을 자기화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청으로부터 ‘한당송명의 유제’ 를 배워야 한다. 그러나 청을 통해서 배울 뿐이다. 결코 청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박지원이 ‘천명’과 분리된 ‘중국’, ‘천의’와 별개의 ‘천도’를 말했던 것은 그런 이유때문이다.

Abstract

This paper reconsiders the historical and social context of Sinocentrism as expressed in the Jehol Diary (Yŏrhailgi). This work is a travelogue written by Pak Chiwŏn (朴趾源,1737–1805), one of Joseon’s most celebrated literati, who is famous for his creative thinking and unprecedentedly free style of writing. This book has long been a favorite among Korean scholars, with some claiming that Pak Chiwŏn was trying to act as a bridge between the disappeared Ming and the prosperous Qing, and others arguing that he found no place for his advanced ideas inside the regime and dreamed of escaping. Nevertheless, although it may not be evident from a first reading, the book also reflects upon Sinocentrism, which this paper contends is a fundamental issue for the author. The Sinocentrism of the late Joseon dynasty is generally understood as a mixture of such essentials as ethnicity, nationality, and culture. This paper reexamines this stance, however, by adopting the viewpoint of conceptual history to interpret Sinocentrism in its historical context, rather than by its essential characteristics. Although Pak Chiwŏn shows no prejudice against Qing China, it cannot be said that he treated Ming and Qing on equal terms. Moreover, he never suggested that Joseon and its literati should abandon their respect and admiration for Ming China. He did propose, however, that his country needed a new more practical approach, that it should admit its backwardness, and should learn from Chinese civilization as appropriated by Qing China. Rather surprisingly, although he regarded Qing China as having the Mandate of Heaven, he never viewed it as a true exemplar of Chinese civilization. According to his understanding, Joseon was in the best position to inherit this man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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