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초기 한국의 지정학 서사 —숙명의 지정학에서 운명의 지정학으로—
From Fate to Destiny — The Making of Geopolitical Narrative in Post-colonial and Cold War South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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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냉전 초기 한반도의 공간적 지위를 해석한 지식 체계로 ‘지정학(地政學)’을 다루면서 그 상상력의 계보를 추적한다. 흔히 지정학은 강대국 중심의 지식 체계로서강대국의세계전략을뒷받침한다고이해되어왔다.이글은냉전초기약소국이었던한국의 지식인들이 지정학 지식을 활용해 한국의 위치를 어떻게 설명하고자 했는지를 분석한다. 식민지 시기 제국 일본의 지식 체계를 통해 학습한 일본/독일 지정학을전유하면서 한국 지식인들은 냉전이라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 한국의 위치를 설명하고자했다. 여기에서강조된것은바로환경결정론이라는 ‘숙명’의극복이었다.숙명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국제적으로는 지정학적 위치를적절하게활용하는방안이었고,다른하나는국내적으로숙명을극복할수있는새로운 정신문화의 계발이었다. 이는 조선의 ‘운명’ 개척으로 표현된다. 이와 같은 냉전초기한국의지정학서사는영국과미국의정치지리학이수용되는 1960년대에도그대로적용되었다.정치지리학을통해서한국지식인들은한국의위치가고정된것이아니며,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의 사례는 고정된공간적 지위를 비판하면서, 중심부의 지식 체계인 지정학을 ‘한국화’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Abstract
This article traces the origins and application of geopolitics as a system of knowledge used to interpret the spatial posi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the early Cold War. Geopolitics can be understood as a knowledge system deployed by the great powers to determine their global strategies. This article analyzes how intellectuals in South Korea, a weak state during the early period of the Cold War, sought to use geopolitical knowledge to characterize its ontological position. By appropriating Japanese and German geopolitics learned during the colonial period, Korean intellectuals sought to explain Korea’s place in the Cold War. The emphasis here was on overcoming the ‘fate’(宿命) implied by environmental determinism. Two main ways to overcome this fate were proposed: to properly utilize Korea’s geopolitical position internationally, and to develop Korea’s culture domestically. This was summarized in the phrase “pioneering the ‘destiny’(運命) of Korea.” This narrative of Korean geopolitics, which originated in the early Cold War period, continued into the 1960s, when the country embraced British and American political geography. Through the perspective of political geography, Korean intellectuals emphasized the fact that Korea’s position was not solely determined by geography, but could change according to the variable configurations of power relations. These cases illustrate the ‘Koreanization’ of geopolitics, by critiquing its fixed spatial position from the perspective of the great p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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