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토스의 윤리학과 문학의 (불)가능성 - 백신애 문학에서 ‘정념’의 문제 재고 -
Ethics of Pathos and (Im)possibility of ‘Literature’ - Reconsideration of the issue of ‘pathos’ in the literature of Baek Sin - A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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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백신애 문학을 추동하는 정념을 문학적 지성을 결여한 문학 불가능성의 증좌로 폄하하거나, 백신애의 문학을 정념을 극복하고 이념에 정향한 텍스트로 해석하거나, 혹은 백신애 글쓰기의 정념에 주목하되 이를 부분적으로 해명하거나 수동적으로 독해한 기왕의 연구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백신애 문학에서의 정념을 재독하고자 하였다. 다시 말해 백철이 문학적 지성에 배리되는 자질로 지시하고 백신애 소설을 문학(사)의 바깥으로 배제했던 ‘정열/정념’을 백신애 문학의 특이성이자 다수적인 주류문학으로부터 도주하는 ‘소수문학’, 혹은 보편으로 군림하는 문학을 이반(離叛)하는 ‘다른’ 문학의 가능성으로 다시 읽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근대문학 기획자들이 전근대의 문(文)과 분리되는 근대문학의 자질로 감정을 부각하면서도 이를 ‘도덕/동정’으로 수렴하는 담론의 추이를 살폈으며, 백신애 문학에서 발견되는 정념이 문명과 야만을 분리하고 정신 발달의 정도를 가늠하는 동정과 달리 타자와의 조우, 동요, 감응을 생산하는 관계적인 정체이며, 계몽/교화를 목적하는 도덕이 아니라 타자와의 접속/생성을 지향하는 윤리가 되는 지점을 독해하였다. 이 윤리가 외부와의 만남에 자아를 열어놓고 변용을 실천하는 행위라 할 때, 자신 안의 외부/우발성뿐 아니라 자기 외부의 타자들과의 예기치 않은 조우를 다른 삶을 생성하는 동력으로 긍정하는 백신애의 문학은 낭만적인 동경이나 자기탐구적 글쓰기가 아니라 우연성의 도래를 수락하는 글쓰기로 도약한다. 그러므로 윤리적 글쓰기란 안정적인 자기를 잃고 타자가 되는 변이의 수행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정서적 틀거리가 바로 ‘공감’이다. 백신애는 문학이 위계적인 동정이나 이념적인 연대가 아니라 타자에 연루되는 공감의 장임을 확인한다. 다수적인 문학을 거스르는 이 생경한 정의가 백신애의 문학을 비(非)문학으로 배제하는 원인이 되었으나, 오히려 이 문학 불가능성 혹은 ‘비문학 되기’를 통해 백신애는 다른 문학의 가능성을 생산한다. 이 낯선 문학은 유토피아를 지향하기보다 ‘헤테로토피아’를 향하며, 자기에 칩거하거나 다수자에 안주하기보다 부단히 ‘소수자/타자 되기’를 통과해 간다. 백신애의 글쓰기는 이러한 소수문학의 시좌에서 다시 사유되어야 하며, 여성문학이라는 정위 역시 소수문학의 차원에서 재론되어야 할 것이다.
Abstract
This article critically reviews the existing studies which denigrated the pathos of the literature of Baek Sin-Ae as the evidence of impossibility of literature lacking literary intellect, or interpret the literature of Baek Sin-Ae as a text which overcomes pathos and is oriented to ideas, or focuses on the pathos of the writing of Baek Sin-Ae but partially explains it or reads it passively, and give a second reading of the pathos in the literature of Baek Sin-Ae. In other words, the intent was to read the ‘pathos,’ which Baek Cheol had pointed out as a quality incoherent with literary intellect and with which he cast the novels of Baek Sin-Ae out of the (history of) literature, as the particularity of the literature of Baek Sin-Ae and the possibility of ‘minority literature’ running away from the majority mainstream literature, of ‘different’ literature which alienates the literature reigning as the universal. For this, the development of the discourse where the modern literature planners emphasize emotion as the quality of modern literature which separates itself from the literature of the premodern era yet make it converge on ‘morality/sympathy’ has been examined, and the point where the pathos found in the literature of Baek Sin-Ae is a relational identity which produces the encounter and reaction with others, unlike sympathy which separates civilization from savagery and estimates the level of psychological development, and where it becomes not a morality aimed at enlightenment/edification but an ethics oriented towards access/generation with others has been read. Ethical writing is the execution of transformation where the self is lost and one becomes an other, and the sentimental basis which enables such is ‘empathy.’ Baek Sin-Ae verifies that literature is not a hierarchical sympathy or ideological solidarity, but a site of empathy of engagement with others. This alien definition which goes against the majority literature caused the literature of Baek Sin-Ae to be excluded as non-literature, but rather, through this impossibility of literature or ‘being non-literature,’ Baek Sin-Ae produces the possibility of a different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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