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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전염성 질병의 문학적 형상화 : 전근대 가문소설에 나타난 종기와 화병을 중심으로

Literary Representation of Non-Infectious Diseases : Abscesses and Hwabyeong in Pre-modern Korean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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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조선시대 장편가문소설인 『완월회맹연』과 『소현성록』에 나타난 종기(腫氣)와 화병(火病)의 서사를 통해 비(非)전염병이 가지는 전근대 한국 사회문화적 의의를 살펴본다. 비-전염병은 공동체 질서에 적응하지 못한 인물이 주로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월회맹연』에서 집단의 질서를 격렬하게 파괴하는 인물이 앓는 종기는 인물에 대한 혐오의 감정을 일으키도록 시각적인 추함이 극대화되었다. 종기는 인물의 신체를 노출, 관찰, 평가의 대상으로 만들어 강자를 무력화시키며 비천한 대상으로 만든다. 한편 소극적인 부적응자는 화병을 앓는다. 화병 환자는 눈물이나 피와 같은 자신의 내부 물질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노출하여 주변인에게 자신을 괴롭힌 상대를 지목하여 행동 교정을 요청한다. 작품에서 비-전염병이란 외부에 병인(病因)이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집단 적응력이 떨어지거나 혹은 자기 조절력이 약한 인물이 자초한 결과에 가깝게 묘사되었으며, 가문에서 타자화된 개인을 가문 질서에 편입시키는 통과의례로 기능한다. 한편, 개인을 타자화시키는 공동체 질서의 타당함을 질문하는 대신, 소수의 개인에게 병을 부여하고 그가 개심(改心)하면 개인과 가문이 모두 건강해진다는 해결책은 폐쇄적인 가문소설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러한 해결책은 가문을 벗어난 대안적 공간에서 긍정적 삶을 꿈꾸기 힘들었던 가문소설 향유자와 당시 사회를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socio-cultural significance of non-infectious diseases depicted in pre-modern Korea’s long clan fiction works. Focusing on abscesses and hwa-byeong (Korean somatization disorder) in Wanweol hoemaeng yeon (The Pledge at the Banquet of Moon-Gazing Pavilion) and So Hyeonseong rok (The Record of So Hyeonseong), this study finds that abscesses embody the inner evil nature of characters. Abscesses disempower and degrade formidable characters, transforming them from objects of fear to objects of disgust. Abscesses symbolize the idea that those who resist their family's orders must be corrected, even through force. In addition, characters who face overwhelming difficulties and need the help of others often suffer from hwa-byeong. Patients with hwa-byeong reject food and medicine, symbolizing a refusal to accept the values imposed by the in-laws’ family. By developing hwa-byeong, patients can reveal the family members responsible for their illness and encourage active intervention from others without making direct accusations. These works attribute illnesses to individuals instead of questioning the righteousness of family orders that cause their suffering. This reflects the mindset of people at the time, who struggled to imagine an alternative life beyond their famil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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