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en’s Status and Self-realization in the Fourth Century Christian Pilgr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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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의 목적은 4세기 그리스도교 여성 순례의 특징을 여성의 자기 정체성과 자기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해봄으로써, 당시 여성신자들에게 있어서 순례는, 남성들의 가치에 의해 재단된 금욕주의와 동정성이라는 틀을 통해 여성의 덕목이 규정되고 있던 당대 그리스도교 상황에서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의 하나였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이 논문이 주목하는 4세기 여성 순례의 두가지 측면은 여성 순례자의 여행자로서의 자기 정체성과 의례 수행자로 드러나는 여성 순례자의 모습이다. 여성 순례자 본인이 직접 남긴 기록인 '에게리아의 여행기'는 에게리아의 자기 정체성이 순례의 과정을 통해 계속 변화하고 새롭게 형성되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에게리아가 여행 과정 속에서 '순례자'라는 자기 정체성을 점차 획득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에게리아의 여행기' 및 '파울라의 순례', '성녀 테클라의 사원'에 관한 기록 등에는 여성 순례가 여성들의 중요한 한 의례로 기능했음을 보여주는 많은 구절들이 확인된다. 이는 최소한 4세기라는 상황 속에서는, 순례가 여성들 스스로가 의례의 주체적 행위자 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여행자, 의례 수행자로서의 여성의 정체성이 지니는 의미는, 4세기를 지배하고 있던 금욕주의적 담론 구조 안에서 해석되어야만 한다. 당시의 여성들을 전반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언어와 담론 구조 안에서는 순례 역시 그들의 금욕적 삶, 수도자의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될 때만 그 의미를 지닐 수 있었다. 따라서 여성들의 순례 역시 당대의 금욕주의, 수도자의 삶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여성들은 오히려 이러한 테두리 자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스스로를 규정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당시 시대 상황의 조건 안에서 가능한 자기실현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4세기 여성들에게 있어서 순례는 이같은 특정한 사회적 맥락 안에서의 자기실현의 한 방편이었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