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泰俊 短篇 硏究
A study of Lee Tae-jun's shor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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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태준은 정상적인 욕망의 발산을 바라는 한 여성의 삶을 그린, 「오몽녀」로 등단한 이후로 20년대 후반까지는 주로 추상적인 인간의 욕망의 문제를 다루었다. 30년대로 접어들면서 이태준은 사회적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30년대를 전후로 해서 상허의 소설이 확연하게 변별되는 것은 아니고, 이후로는 초기의 문제의식도 함께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다. 이태준 단편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주로 인물의 조형성, 이미지, 서정적 특성 등에 주목하였다. 동시에 현실의식이나 사회의식의 결여가 작품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본고는 기존의 연구성과를 계승하면서도 작품에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의식에 주목함으로써 이태준 단편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자 한다.단편 「토끼 이야기」는 이태준 자신이 주관하던 잡지, 『文章』에 1941년 2월 발표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시간구조는 이상적인 삶을 붕괴시키는 시간의 부식작용을 보여준다. 「토끼 이야기」에서 쉼표의 사용은 독특한 의미작용을 낳는데, 하나는 서사의 진행을 위한 서술자의 요약적 제시와 또하나는 대립되는 의미소들의 병치에 효과적으로 쓰인다. 「토끼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3인칭 시점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초점화자의 지각행위와 작중화자의 서술행위로 세밀하게 나누어 보면, 그 3인칭 시점은 인물시각 서술과 1인칭 자기서술과 혼합 내지 중첩되어 있다. 두드러진 화법상의 특징으로는 자유간접화법(free indirect style, FID)을 지적할 수 있다. 자유간접화법은 발화의 다양한 양태를 보여줌으로써 소설이라는 장르의 근원적 다성성(多聲性)을 드러낸다. 「토끼 이야기」의 언어를 긴장적 언어(tensive language)로 만드는 것은 언어의 신체 속에 각인된 시대와의 긴장 때문이다. 문장 단위에서 인물의 목소리와 서술자의 목소리가 섞이듯, 이 소설은 작품의 전체적인 단위에서 언어 텍스트와 정치 현실이 섞여 있다. 이 작품은 「시대에 대한 미학적 간접화법」이 아니라, 「식민지 현실에 대한 자유간접화법」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토끼 이야기」 외에 「꽃나무는 심어놓고」(1933), 「밤길」(1940), 「無緣」(1942), 「浿江冷」(1938) 등과 같은 작품에서도 입증될 수 있다.이태준의 단편이 사회의식을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은 마땅히 부정되어야 한다. 이태준 단편에서 인물들의 조형성이나 이미지, 서정적 특성들을 찾아내려는 시도들은 표면적이고 피상적인 연구에 그치고 만다. 이태준 단편의 진짜 인물들은 실제 작중 인물들이 아니라 그 인물들을 통해서 드러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태준은 소리내어 외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호소한다. 그 침묵의 소리를 듣는 것은 온전히 독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주요 어휘>자유간접화법, 시간의 부식작용, 화용론, 언어의 물질성, 긴장적 언어, 집합적 배치
Abstract
A study of Lee Tae-jun's short sto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