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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趾源 碑誌文 개작 연구 - 「參奉王君墓碣銘」과 「族孫贈弘文正字朴君墓誌銘」을 중심으로 -

Focusing on “Epitaph for Mr. Wang, the Chambong” and “Epitaph for Mr. Park, Grandson of Our C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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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본고는 「參奉王君墓碣銘」과 「族孫贈弘文正字朴君墓誌銘」의 개작과정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함으로써, 박지원이 청탁받은 비지문을 고심하여 완성해가는 방식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박지원의 글쓰기와 비지문의 문체적 특성을 보다 풍부하게 이해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참봉왕군묘갈명」의 개작은 고려 태조의 후예인 망자를 위해 고려와 왕씨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섬세히 이루어진다. 구체적인 시구와 일화를 삽입함으로써 인물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행위의 개연성을 더한 점 또한 특징적이다. 이 작품의 銘辭는 2종의 이본에 상이한 형태로 전하는데, 그중 단국대 소장 『流觴曲水亭集』(乾)에 실린 명사는 박지원이 지은 것으로 보기에 의심스러운 면이 많다. 한편 참봉 왕군의 정체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 없으나, 작품에 제시된 사실에 근거하여 추적하면 王震旭으로 확정할 수 있다. 박지원은 燕巖峽 은거 시기에 왕진욱의 아들 王仁興의 청탁을 받고 이 작품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족손증홍문정자박군묘지명」의 개작에서는 朴綏壽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을 삭제함으로써 오히려 그를 풍부한 내면을 지닌 인물로 상상하게 한 점이 두드러진다. 망자가 ‘억압적인 가풍에 억눌리고 자신의 비극적인 관상에 좌절한 인물’이 아니라 ‘미처 드러내 보이지 못한 풍부하고 무궁한 세계를 지닌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특히 유의할 부분이다. 박지원은 이 작품의 개작과정에서 도입부를 대폭 확장하여 청탁자와의 대화를 길게 삽입하면서 潘南朴氏의 졸박한 가풍을 상세히 서술한다. 이는 가시적인 공적을 남기지 못한 망자의 삶을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청탁자와 작가 자신의 삶 또한 은근히 해명하고 위로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박지원은 망자를 실존했던 특유한 인물로 형상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면서 망자의 가문을 존중하고 청탁자와 작자 자신까지도 위로하는 방향으로 개작을 수행하였다. 이는 망자와의 개인적 추억이 부족하고 청탁자의 존재 또한 의식해야 하는 조건을 효과적으로 극복하여 작가적 역량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and interprets the revisions of the “Epitaph for Mr. Wang, the Chambong (參奉王君墓碣銘, Chambong-wanggun-myogalmyeong)” and the “Epitaph for Mr. Park, Grandson of Our Clan, Posthumously Appointed as the Jeongja of Hongmungwan (族孫贈弘文正字朴君墓誌銘, Jokson-jeung-hongmunjeongja-pakgun-myojimyeong),” examining how Park Jiwon (朴趾源) meticulously crafted these commissioned epitaphs. The aim is to provide a deeper understanding of both the general stylistic features of epitaphs and the specific approach taken by Park Jiwon. The revision of the “Epitaph for Mr. Wang, the Chambong” is characterized by its delicate modifications to honor both the Goryeo (高麗) Dynasty and the Wang clan, given that the deceased was a descendant of Goryeo’s founder. The inclusion of specific lines and anecdotes vividly portrays the character and enhances the plausibility of his actions. The epitaph includes a final section in the form of elegiac verse, which exists in two different versions. Among these versions, the one found in the Anthology from the Pavilion of the Winding Stream Party (流觴曲水亭集, Yusanggoksujeong-jip) is suspected not to have been written by Park Jiwon. In addition, based on the facts presented in the work, the previously unknown identity of Mr. Wang can be confirmed as Wang Jinuk (王震旭). It appears that Park Jiwon wrote this epitaph at the request of Wang Jinuk’s son, Wang Inheung (王仁興), around the time he was hiding himself at Yeonam Valley (燕巖峽). In revising the “Epitaph for Mr. Park, Grandson of Our Clan,” a notable feature is the removal of specific descriptions, which leads to an enhanced depiction of Park Susu (朴綏壽) as a person with a rich inner world. Rather than portraying the deceased as someone oppressed by family traditions and resigned to a tragic fate, the epitaph presents him as an individual with a profound and boundless inner world. This aspect is crucial for understanding the work. Additionally, Park Jiwon significantly expands the introduction to include an extended dialogue with the requester, providing a detailed description of the austere nature of the Bannam Park clan (潘南朴氏). This approach not only justifies the life of the deceased, who had no visible public achievements, but also subtly justifies and comforts the lives of the requester and the author himself. In this manner, Park Jiwon employed various techniques to portray the deceased as a distinctive, real person while respecting the deceased’s clan and providing comfort to both the requester and himself. This approach effectively overcame the challenges posed by a lack of personal memories of the deceased and the need to be mindful of the requester’s presence, thereby showcasing the author’s skill and sensi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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