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의 佛敎信行 내용과 『周易』 卦象 표현
Buddhist Beliefs and Practices and Hexagram Images from the Book of Changes in the Wooden Altarpiece with Amitabha Buddha Preaching at Yongmunsa Temple in Ye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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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존상을 새긴 판목들을 짜맞추어 만든 목각설법상은 조선 후기의 불교미술에서 불상과 불화가 융합된 독창적인 장르로 주목받아왔고 현재 10여 점이 전한다. 그중 조각승 端應이 1684년에 제작한 경북 예천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다양한 상징요소를 갖추고 있어 이 시기 목각설법상의 이해에 좋은 자료가 된다. 본고에서는 용문사 목각설법상에 표현된 상징요소를 불교와 非불교적인것으로 나누어 그 신앙과 사상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용문사 목각설법상을 만든 단응은 1692년 안동 봉황사의 불상 조성기에 ‘首大 禪師’로 기록되었고, 佛事에서 ‘證明’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로 보아 그는 승려로서 불교교리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와 지식을 가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단응이 조성한 작품들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다양한 상징요소들 또한 그가 가졌던 학식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용문사 목각설법상의 불교적 상징요소는 크게 淨土신앙적 요소와 禪불교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정토신앙적 요소는 하단의 九品往生 표현과 양 옆에 새겨진 게송을 통해 직관적으로 제시되었다. 한편, 선불교적 요소는 하단 중앙에 새겨진 ‘明心’이란 단어로 대표된다. 이 용어는 자신에게 내재돼 있는 佛性을 찾는 것이 깨달음이라는 선불교의 핵심을 암시한다. 이처럼 용문사 목각설법상에 정토신앙과 선불교적 요소가 함께 표현된 것은 조선 후기에 유행했던 염불과 선수행이 결합된 念佛禪의 개념과 상통한다. 용문사 목각설법상의 또 다른 특징은 유교 경전과 사상을 대표하는 『周易』의 卦象이 새겨진 점이다. 안쪽의 본존불 광배에는 8개의 8괘[소성괘]를 사용하여 공간적 방위를 표시하였다. 여기에 태극을 결합하여 유교 철학의 우주적 질서와 원리의 중심부에 부처와 佛法이 존재함을 나타내려 한 듯하다. 한편, 바깥쪽 나무틀에 새겨진 12개의 64괘[대성괘]는 일종의 시간관을 보여준다. 陰陽의 생장과 소멸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순환을 설명하는 12消息卦[12辟卦]를 응용하여 그 자체적으로 완결성을 갖춘 시간체계를 구축했다. 조선시대 불교미술에 수용된 『주역』의 괘상은 역사적 맥락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성리학이 국가의 지배이념이었던 조선시대 승려들은 억불책에 대응하기 위해 儒佛의 조화와 일치를 주장했고, 『주역』을 포함한 성리학적 지식을 익혀 소통에 나섰다. 또한 불교의 像 조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역』의 象에 대한 이론을 원용하면서 유교와 대등한 종교적 권위를 얻고자 했다. 다만, 외부 요소를 무조건 수용만 한 것은 아니었고, 12소식괘를 응용한 용문사 목각설법상처럼 불교적 관념을 투영하여 나름의 변형을 가한 점도 중요하다. 『주역』의 괘들을 표현한 용문사 목각설법상은 성리학적 사회질서 속에서 불교계가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하며 생명력을 이어왔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Abstract
Wooden altarpieces with Buddha preaching made from multiple wooden blocks carved with diverse deities in relief and then pieced together have been viewed as an ingenious merger of sculpture and painting in the late Joseon Buddhist art. There are more than ten surviving examples of such wooden altarpieces currently known. Among them, the Wooden Altarpiece with Amitabha Buddha preaching at Yongmunsa Temple in Yecheon, Gyeongsangbuk-do Province created by the monk-sculptor Daneung (端應) in 1684 carries a large volume of symbolic elements. Thus, it provides an informative example for understanding wooden altarpieces with Buddha preaching produced during the late Joseon Dynasty. This paper examines the religious and ideological meanings of various symbolic elements found in the Yongmunsa altarpiece. Daneung, the creator of the Wooden Altarpiece with Amitabha Buddha preaching at Yongmunsa Temple, was described as a “sudaeseonsa” (首大禪師, a great head Seon master) in the record on the production of the Buddha sculpture in 1692 at Bonghwangsa Temple in Andong, Gyeongsangbuk-do Province. He also assumed the role of a jeungmyeong (證明, a monk who ensures that a Buddhist project corresponds to doctrine) for another project undertaken in 1694 at Bonghwangsa Temple. Accordingly, Daneung is believed to have possessed a deep understanding of Buddhist doctrine and broad knowledge in the field. The symbolic Buddhist elements found in the Wooden Altarpiece with Amitabha Buddha preaching at Yongmunsa Temple can be largely divided between elements of Pure Land Buddhism and Seon (Chan) Buddhism. The Pure Land elements are presented literally through the iconography of nine grades of rebirth depicted in the lower section of the altarpiece and the phrases engraved on the left and right edges of the frame. The term “myeongsim” (明 心, luminous mind or illuminating the mind) carved into the center of the bottom edge of the frame is highly emblematic in Seon Buddhism. It implies a key Seon belief that the discovery of the Buddha nature inherent within everyone is in itself enlightenment. The inclusion of elements from both Pure Land and Seon Buddhism into the Yongmunsa altarpiece corresponds to the Seon meditation yeombulseon (念佛禪) practice of reciting the Buddha’s name verbally, which was popular in the Buddhist community during the late Joseon Dynasty. Another distinctive characteristic of the Wooden Altarpiece with Amitabha Buddha preaching at Yongmunsa Temple is the manifestation of temporal and spatial concepts through hexagrams (卦) from Zhouyi (周易, the Book of Changes), a major Confucian scripture epitomizing the philosophy’s thought. The borders of the mandorla for the main Amitabha Buddha in the center of the Yongmunsa altarpiece are engraved with the eight trigrams (soseonggwae) to indicate spatial directions. Twelve among the sixty-four hexagrams (daeseonggwae) are engraved on the four edges of the frame of the Yongmunsa altarpiece to show a perception of time. These hexagrams are the twelve sosikgwae or byeokgwae (waning and waxing hexagrams) that describe the passage and circulation of time through extinction and growth of yin and yang energy. By applying these sosikgwae hexagrams, the Yongmunsa altarpiece formed an autonomous but complete temporal system. The Joseon Dynasty embraced Neo-Confucianism as its ruling ideology and suppressed Buddhism, so monks responded by demonstrating the harmony and accord possible between Buddhism and Confucianism as a measure to cope with this shift in the dominant ideology. They tried to better communicate with Confucianists by familiarizing themselves with Neo-Confucian learning, including the Book of Changes. Moreover, they drew upon the theory of hexagram images from the Book of Changes in order to justify the production of Buddhist images. However, they did not embrace Confucian elements unconditionally. It is noteworthy that monks added their own iterations to reflect Buddhist concepts, as demonstrated in the application of twelve sosikgwae hexagrams in the Wooden Altarpiece with Amitabha Buddha preaching at Yongmunsa Temple. The incorporation of such hexagrams from the Book of Changes in the Yongmunsa altarpiece aptly illustrates how Buddhist circles survived while flexibly replying to the Neo-Confucian social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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