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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원작 「무명」의 번역을 통해서 본 번역자로서의 김사량

Kim Sa-ryang As a Translator Viewed Through the Translation of Lee Gwang-Soo’s Mum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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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본고는 김사량의 글쓰기에서 번역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보고, 번역자로서의 김사량의 면모를 살펴보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김사량의 실제 번역 문체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또한 김사량이 번역자로서 활동하는 데에 미디어와의 관련성이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고 보고, 그가 글을 게재했던 잡지 『모던일본』과 그의 글 사이의 미묘한 긴장 관계에 대해서도 구명해보고자 했다. 김사량이 이 잡지에 실은 평론과 번역작품은 잡지 전체의 기획의도인 조선의 ‘식민화’ 및 ‘지방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그가 평론과 번역작품에서 조선문학과 조선어의 ‘독자성’과 ‘보편성’을 다양한 장치를 통해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김사량의 번역문체를 분석해보면, 그의 번역은 ‘자국화하는 번역’이라고도, ‘외국화하는 번역’이라고도 할 수 없다. 김사량이 모국어와 외국어, 즉 조선어와 일본어 양측을 모두 고려하면서 번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사량은 일본어와 조선어 사이의 긴장을 은폐하지 않고 오히려 드러낸다. 그는 일본어로 번역불가능한 조선어의 영역이 있다는 사실을 가타카나와 괄호와 후리가나를 통해 일본어 텍스트에 흔적으로 남겨두었다. 그러므로 김사량에게 번역은 언어를 등가적으로 교환하는 일이 아니라 조선어와 일본어 사이의 ‘차이’, 조선문화와 일본문화 사이의 ‘차이’를 사유하고 드러내는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평론 「조선의 작가를 말한다」에서 조선어의 감각적인 어휘의 ‘번역불가능성’과 조선문학의 ‘독자성’을 강조했던 그의 태도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조선문학의 ‘독자성’에 대한 김사량의 주장이 조선문학의 ‘고립’을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다. 김사량은 조선문학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동시에 내지문단, 동양문단, 세계문단과의 ‘교류’를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대등한 교류’에의 열망은 그의 유연하고 해설적인 번역태도에서 드러난다. 즉 그는 조선어의 번역불가능성과 독자성을 드러내면서도, 조선어로 된 문학텍스트가 의미하는 바를 가급적 충실히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해설적’인 번역을 시도했다. 그는 괄호 안에 부연설명을 덧붙였고, 어휘의 추가 또는 생략을 통해 원작의 분위기와 맥락까지 번역하려 했으며, 방언사용을 통해 원저자보다 더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설자적인 태도는 김사량을 식민주의적 사고로 끌고 가기도 했다. 김사량의 글쓰기는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탈식민주의와 식민주의 사이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며 수행된 것이었다. 김사량은 「무명」을 번역하고 약 1년쯤 뒤에 발표한 글에서 ‘불친절한 번역’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가 번역을 할 때에 동원했던 방법들, 즉 단어의 생략과 추가, 괄호와 가타카나와 후리가나의 기입은 조선문학을 일본화하지 않으면서 일본독자와의 소통을 도모하려 했던 ‘친절한 번역’의 일환이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번역의도와는 달리, 「무명」은 제1회 조선예술상을 수상하며 제국주의 언설 속으로 흡수되어 간다. 그러나 번역자 김사량은 번역이라는 행위를 통해 오히려 조선어와 조선문학을 반성적으로 재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일제 말기에 조선문학이 수동적으로 소비되었다는 관점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김사량은 나름의 방식으로 이광수라는 표상을 재생산하고자 하였으며, ‘번역의 경험’을 통해서 조선문학의 ‘관여자’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게 되기 때문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Kim Sa-ryang as a translator based on the view that translation occupies an important place in the writing of Kim Sa-ryang. During this process, the actual translation style of Kim Sa-ryang was analyzed in detail. In addition, assuming that his relationship with the media served as an important opportunity for him to work as a translator, this study intended to identify his subtle relationship with "Modern Japan", a magazine in which he published his writings. His critiques and translations were moving in a different direction from the magazine's overall intention "the colonization and localization of Joseon". This is because he implied the originality of Joseon's literature and language in his critiques and translations. In specific, an analysis on the translation style of Kim Sa-ryang shows that his translation can be defined as neither "domesticating translation" nor "foreignizing translation". This is because Kim Sa-ryang translated while considering both aspects of his native language and a foreign language, in other words, the Korean and Japanese languages. Kim Sa-ryang did not conceal the tension between the Japanese and Korean languages, but rather revealed it. He showed the fact that there is a domain of the Korean language, which could not be translated into Japanese by leaving a trace in Japanese texts through katakana, parentheses, and hiragana. Therefore, to Kim Sa-ryang, translation may have been the work of contemplating and revealing the "difference" between the Korean and Japanese languages and the "difference" between Korean and Japanese cultures, rather than the work of exchanging languages equivalently. This accords with his attitude of having emphasized the "impossibility to translate" the Korean language's sensuous vocabulary and the "originality of Korean literature" in his critique "Speak about Joseon's wri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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