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상상과 국토의 발견
The Imagination of nation and discovery of national terr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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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중심으로 근대적 개인의 형성을 위한 노력과 그것이 좌절되고 민족주의의 요구로 수렴되어 가는 과정을 분석한 것이다. 「나의 침실로」는 개인의 육체를 매개로 해서 발현되는 욕망에 대한 긍정과 이에 대한 사회적 공인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준 시로, 봉건적인 윤리와 관습의 억압에서 벗어나서 개인의 자유와 자율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감각과 관능적인 욕망을 중시하는 태도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도 지속된다. ‘나’를 봄 들판으로 불러낸 것은 「나의 침실로」를 지배하고 있는 성적 충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봄 들판이 여성의 신체에 비유되고 있고 ‘나’는 육체의 감각을 통해 그 관능적 매력을 속속들이 맛보고자 하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그 대지가 빼앗긴 땅, 빼앗긴 들이라는 사실을 자각함으로써 내가 누리던 감각의 즐거움은 돌연 중단된다. 봄 들판이 국토, 즉 민족의 성원 모두가 공유한, 혹은 공유해야 할 국토로 의미화됨으로써 그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나’의 행위는 민족의 현실을 외면한 것으로 평가절하되는 것이다. 이로써 봄은 그 자체로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들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고 그것을 빼앗은 자에 대한 원한과 분노를 새겨야 할 시간으로 의미화된다. 민족의 상상은 식민지 체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나’의 봄을 빼앗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개인의 욕망과 민족의 상상이 균열을 일으키는 지점, 혹은 민족의 상상이 개인의 감각과 욕망을 억압하기 시작하는 지점을 형상화한 시라고 할 수 있다.
Abstract
I analyzed two poems of Lee Sangwha in this paper; ‘Naui chimsilo;나의 침실로’ and ‘Ppaeatgin deuledo bomeun oneunga?;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The former is a kind of manifesto about the liberation of human sexual desire which means the struggle to gain a private freedom and a right of self rule against the feudal custom and suppression. This attitude is sustained in the latter. ‘I’ is induced to go out to spring field by instigation which ‘I’ cannot control like the former. Spring field is compared to female body and 'I' tries to enjoy it with my own senses. Then ‘I’ realizes that it is the lost land, and his pleasure of senses is suddenly suspended. ‘I’ recognizes that it is the lost national territory, and it forces him to reflect his behaviour. It reminds him of the moral to his nation and his hostility to the invader who robbed him of this land. The beauty of spring ought to be signified as the time to recollect his resentment and anger against the invader; Japanese imperialism. There is no room for private desire in front of nation. Therefore “Ppaeatgin deuledo bomeun oneunga?” shows how the imagination of nation suppresses the private sense and des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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