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휴머니즘, 운명 -김동리의 『해방』(1950)을 중심으로-
Reality, Humanism, and Destiny -Focusing on Kim, Dong-ri’s Lib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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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김동리의 해방기 문학평론에 자주 등장하는 ‘구경적 생명(究竟的 生命)’즉 ‘운명(運命)’이란 자연과 인간의 원초적 합일, 우주적 생명과 개인의 생명 사이의 조화로운 상태를 구현하는 용어이다. 이 용어에는 멀게는 신문학 초기에 수용된 생명주의 담론, 가깝게는 동양론의 맥락에서 회자된 신휴머니즘론의 영향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1930년대 후반에 김동리가 다시 복권시킨 낭만주의 문학은 임화의 경우와는 달리 서구문학에 대한 일반론적인 이해와 카프문학을 향한 배타적인 몰이해에 기초한다. ‘리얼리즘’과 ‘생명주의’를 편의적으로 재맥락화하는 방식을 통해 낭만주의 또는근대문학의 핵심적인 딜레마―전통과 현대, 정신과 물질, 개체와 전체, 내용과 형식 등의 복잡다단한 문제가 개성, 생명, 인생이라는 관념어에 의해단순화되어 버린다. 동시대에 임화를 비롯해 김남천, 김기림, 최재서 등이직면했던 모순과 곤경이 김동리의 평론에서는 식민지 조선이기에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때문에 해소 가능한 것으로 암시된다. 전통과현대, 정신과 물질, 이승과 저승을 매개하는 샤먼을 통해 대안적인 주체성의 모델을 제안한 「무녀도」나 우익 정권의 정통성을 합법화하는 동시에그 핵심에 해당하는 친일파 세력과의 타협을 모색한 장편 『해방』은 그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특히 『해방』의 결말에서 우익을 대변하는 주인공의발언은 일제 말기에 널리 유통된 ‘사실수리론’의 해방기 판본에 해당한다. 지금의 정치적 상황이 다분히 ‘우연’의 결과라 해도 그 자체를 엄연한 ‘사실’로서 수락해야 한다는 이장우의 발언은 『해방』에서 특유한 사상적 표현일지 모르지만, 1930년대 후반기로 돌아가면 그리 이채로울 것도 없다. 따라서, 해방기 김동리의 대표작 「역마」(1948.1)에 묘사된 운명적 체념이민족 고유의 정서라는 통념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Abstract
The “Ultimate Life”, in other words, “Destiny” that frequently appeared on the literary criticism after the liberation on Kim, Dong-ri, is the term that embodied the primal unity of nature and human. This term is deeply influenced by the discourse of Life-ism of old days and by the neo-humanism of recent days. The romantic literature that Kim, Dong-ri had reinstated in the late 1930s, was based on the general understanding of western literature and on the closed inappreciation of the KAPF literature. It has only simplified the dilemma of modern literature by expediently recontextualizing ‘Realism’ and ‘Life-ims’. Two works of Kim, Dong-ri are worthy of notice in this context: one is A Shaman’s story that suggests alternative model of subjectivity through a shaman who intermediates between tradition and modern, mind and matter; the other is Liberation that not only establishes the legitimacy of rightist government but seeks for the compromise with pro-Japanese power. Especially, the main character’s utterances that spoke for the rightist at the ending of Liberation corresponds to the after-liberation version of the discourse of ‘The Century of Fact’ that was widely distributed at the end of Japanese colonial era. Lee, Jang-woo’s saying that “even if the current political situations are quite a result of ‘accident’, we should take them as a ‘solemn fact’” might be a unique ideological expression of liberation, but this stream became no longer unususal in the late 1930s. Therefore, the common idea needs to be revised that the fateful resignation that was described at Yukma (A Post Horse),the major work of Kim,Dong-ri, is the Korean national unique senti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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