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을 분유(分有)하는 문학소녀들의 책읽기 —전혜린의 독서 노트와 베스트셀러 『데미안』의 탄생
A share of universality through reading by ‘Literature Girl’ —Jeon Hyerin’s essay and the reborn of Demian as a bests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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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전혜린의 독서 노트를 통해 베스트셀러로 재탄생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함으로써 교양소설의 독자로서 여성의 존재를 문제화하고 그 문화사적 의미를 고찰한다. 1960년대 초반 한국에서 헤세는 전후 독일의 정신적 위대성을 알린 구도자이자 문호로 조명되었다. 그러나 전혜린의 수필집에 수록된 독서 노트를 계기로 『데미안』이 베스트셀러에 오름에 따라 헤세는 성장기의 애독서 『데미안』의 작가로 각인되기 시작한다. 독서 노트의 서두에서 전혜린은 『데미안』을 품에 안고 무덤에 들어간 여학교 동창에 대한 기억을 꺼낸다. 이 기억의 고백을 당시의 맥락 속에서 다시 읽을 때, 전혜린을 매개로 한 데미안 의 베스트셀러화는 교양소설이 형상화하는 근대의 상징적 가치에 대한 여성 독자의 욕망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새로 읽히게 된다. 『데미안』이 상징하는 관념의 세계에 대한 매혹은 전혜린이 보편에 함몰되어 현실인식을 결여했다는 비판의 요인이 되어왔다. 그러나 전혜린의 수필은 그녀가 보편의 세계에 매혹되었으되 바로 그런 이유로 결코 보편이 될 수 없는 자신의 위치를 의식하며 소외를 경험하였음을 시사한다. 한국인이자 여성이라는 이중의 타자로서 보편의 언어를 욕망하였던 전혜린의 글은 서구 대 한국이라는 이항 대립을 가로지르며 그 내부적 균열들을 드러낸다. 독문학을 읽고 번역한다는 것은 이 같은 소외의 조건 속에서도 자율적인 내면을 소유한 인간으로서 자기를 주장하기 위한 과정이었거니와, 전혜린이 하나의 시대적 기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보편을 분유하고자 했던 그녀의 욕망이 수많은 여성 독자들의 것이기도 했던 까닭이다.
Abstract
This essay investigates the phenomenon of Herman Hesse’s novel Demian being reborn as a bestseller owing to Jeon Hyerin’s essay on the novel. It also complicates the position of female readers of this novel as a bildungsroman to examine the importance of its cultural history. In the early 1960s Korea, Hesse was recognized as a literary giant and a spiritual leader of post-war Germany. However, it was Jeon Hyerin’s essay which prompted Hesse’s novel Demian to become a bestseller, and for the German writer to be known as a writer of the most beloved coming-of-age novel. In her essay, Jeon Hyerin described Demian as a youth obsessed with pursuing existentialist questions and exploring the ‘idea’ of a human. She also wrote about a classmate of hers from girls’ school who had died after reading the novel under discussion. This, perhaps, could also hint at the reason why women who read her essay took an interest in Demian. The readers were captivated by the universal symbols of the modern age embodied in the novel as argued by Jeon Hyerin. I intend to argue that Jeon Hyerin’s essay suggests that she experienced alienation as a Korean woman, which encouraged her interest in universality despite the fact that the same universality would be denied to her for that very reason. It was also this very ‘universality’ that rendered Jeon Hyerin susceptible to criticism. Her emphasis on universality was seen as abstract and thus, lacking a historical consciousness. As a Korean, and as a woman, Jeon Hyerin experienced double othering which also ignited the need in her for a universal language. Her aspirations for universality revealed the internalized cracks which exist between the dichotomy of the West and Korea. Reading and translating German literature was a process for her to reclaim her position as a Subject within this framework. Jeon Hyerin is remembered as a cultural symbol because she was not the only one who desired to share universality through literature in that time. It was also the female readers of the time who also displayed the same des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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