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바리데기’ 이야기의 구조와 공간적 의미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spatial structure and meaning of the East Asian Baridegi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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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는 서사무가나 신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어온 이야기다. 동아시아에 퍼져 있는 바리데기, 혹은 이와 유사한 바리데기 이야기에는 아시아의 무교, 도교, 불교, 유교 등과 같은 다양한 종교, 철학적인 전통이 반영되어 있다. 특히 한국의 <바리데기>는 보다 더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서사구조로 민간에서 구전되어왔다는 특징이 있다. <바리데기>의 ‘바리’는 특정한 역사적 실체로서 어떤 인물을 지칭한다기보다는 버림받는 자를 지칭하는 보통명사로 접근해야한다. 공주로서의 바리가 아니라 우리를 대변하는 버림받은 아이, 바리데기라는 해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바로 그 상상력의 원천에는 바리데기 서사의 보편적인 의미가 있다. 우선 <바리데기>는 멜로드라마와 흡사한 서사구조로 되어 있다. 멜로드라마에는 삶을 통속적인 방식으로 이해하는 미적 형식이 있다. 예컨대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사건과 인간의 감정에 대한 강렬한 호소, 권선징악적인 행복한 결말과 같은 것이다. 선과 악의 이분법이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선을 위해서는 주저함이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바리데기는 이러한 멜로드라마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것이 바리 이야기가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바리데기>에는 물이나 꽃을 구해 죽은 자를 살리는 생명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구하기 위해 바리는 반드시 저승 체험을 한다. 과연 저승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저승을 무속의 차원에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바리데기는 무가보다는 버림받은 자의 이야기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욱 풍성한 해석적 지평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바리데기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저승’도 무속적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생명수 탐색 서사의 특수한 공간적 체험의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바리데기>에서 저승은 이행영역(移行領域), 이행공간(移行空間)이다. 이행공간이란 현실과는 다른 이질적인 곳으로 기존의 질서적인 문화 내부에서 배재되어 밖으로 밀려난 곳이다. 또한 구원받지 못한 채 거절당한 자들의 공간이며, 묘지, 무덤과 같이 죽음이 옮겨간 곳이다. 바리가 생명수를 구하기 위해 찾아간 저승은 푸코 식으로 말하면 헤테로토피아의 전형적인 공간이다. 바리는 저승에서 죽음을 탈구축하여 생, 삶의 공간으로 옮겨간다. 여기에서 바리는 구원이라는 성스러운 행적을 시작한다. 죽음의 공포를 잊는 순간, 바리의 육체는 신성(神聖)을 담지하게 되고 비로소 하나의 속성에서 다른 하나의 속성으로 넘어가는 성스러운 이행을 하게 된다. 죽은 자들의 영혼이 떠도는 저승이지만 바리에게는 엄연히 현실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바리는 이 영역에서 여자인지 남자인지, 혹은 천한 자 인지 귀한 자인지, 심지어는 생인지 죽음인지 조차 중요하지 않은 현실적인 체험을 한다. 바리에게 저승은 추상적이고 실체가 없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헤테로토피아인 것이다. 푸코에 의하면 이 공간에서 개인은 국가, 민족, 이성, 사회에 귀속되지 않으며 자신을 지배하는 사회와 다른 저항과 창조적인 발상이 가능하다. 바로 이 공간에서 바리는 자신의 원칙에 따라서 살아가는 인간 자율적인 주체로 재탄생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연구의의가 있다. 첫째, <바리데기>를 전 세계적인 공통 이야기 화소인 버림받은 자의 서사구조로 접근하여 해석의 지평을 넓혔다는 것, 둘째, 국가 만들기 이데올로기 밖에 존재하는 바리의 자율적 주체의 의미를 저승이란 공간적 체험과 관련하여 분석하였다는 것, 셋째, 버려진 자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회자되며 현재적 관점에서 재해석될 수 있는 민중, 대중 친화적인 서사 구조적 특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Abstract
The story of Baridegi has been told in many theatrical genres including shamanistic narrative and myth. Told throughout East Asia, the story of Baridegi in various renditions reflects religious traditions and philosophy of Asian Shamanism, Taoism, Buddhism, and Confucianism. In Korea, Baridegi has been orally passed down by the people and is largely philosophical with an aesthetical narrative structure. The main character, Bari, does not represent a specific historical figure but any and all abandoned person. Thus the interpretation of Bari’s character should be reflexive and consider her as one of us, the abandoned, rather than as the daughter of King Ogu. This interpretation renders the story of Baridegi universal. Baridegi resembles the narrative structure of a melodrama. The aesthetic style of a melodrama portrays a predictable and conventional life. For example, a sensational event that demands intense emotional involvement resolves in a happy ending. There is a clear dichotomy between the good and the evil, and a character who sacrifices him/herself for the good of society is always present. Baridegi embodies all these elements, which fuel its repeated reproduction. Baridegi also features a story about life-saving water. To obtain this water, Bari must experience ‘Unterweltthe’ world of the dead. What might such Ju Seung signify? As Baridegi is a story about the abandoned, the ‘Unterweltthe’ points to a unique spatial experience of her search for the water. And because there are many kinds of Bari in the world, the interpretation of the ‘Unterweltthe’ is open to the interpreter, allowing multiple considerations. In Baridegi the Ju Seung is a transitional and a transformational space. It is located outside reality and occupied by those excluded from the orderly and cultural society. Like graveyard and cemetery, it is where the dead inhabits and where the rejected without mercy resides. This Unterweltthe that Bari visits for the water is emblematic of Foucault’s heterotopia. In the Unterweltthe, Bari deconstructs death and transcends into the space of life. Here Bari begins the sacred path toward salvation. The moment Bari forgets the fear of death, her physical body experiences a sacred transmission form one state of property to another state of property. The Unterweltthe is the world of the dead, but for Bari it is space of the living, a reality. In such reality, Bari is neither woman nor man; noble nor plebian; dead nor alive. To Bari, the Unterweltthe is not an abstract utopia, but a heterotopia experienced as reality. According to Foucault, an individual in heterotopia does not belong to any nation, people, society or rationale. It is for this reason that creative ideas for revolution against a given society become possible. And in this transitional space, Bari is reborn as an autonomous being with her own principles. This article concludes with the following significant attributes. First, it broadens the interpretational landscape of Baridegi by approaching it as a narrative form of the abandoned. Second, it analyzes the meaning of Bari’s autonomy in relation to the spatial experience of the Unterweltthe, which exists outside nation-building ideology. Third, it opens up a space for questioning and evaluating the familiar narrative structure of the abandoned that is repeatedly reprodu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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