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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의 나르시시즘과 광기

Lee Gyu-bo’s Narcissism and Ma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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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초록

이규보의 아버지 이윤수는 과거의 길을 통해 신분상승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아직은 중앙의 중하급 정도의 관인 신분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런데 ‘죽음을 뚫고’ 살아난 그의 아들 이규보는 ‘천금 같은 아들’이라는 예언의 주인공이다. 그를 볼 때마다 “저 아이를 통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어!”하는 과대적-과시적 자기애가 되살아남을 느꼈다. 이렇게 아버지 이윤수의 나르시시즘 부활과 함께 아들 이규보의 과대적 자기(grandiose self)가 형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규보 나이 16세 되던 해인 명종 13년(1183) 5월의 국자감시에서 이규보는 주위의 기대와 달리 낙방했다. 이규보는 18세가 되던 명종 15년에 서울로 올라와 5월에 치러진 국자감시에 다시 응시했다. 2년 만에 응시한 시험이지만 이규보는 또 낙방했다. 그리고 과거의 최종고시인 예부시에 바로 다음 해에 응시하였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 답안으로 휘갈겨 쓴 글을 찢어버리려고 할 정도로 부끄러웠다. 자신의 과거 합격을 취소시켜 달라고 할 정도로 낮은 성적이 창피했다. 이것이 이른바 자기애적 상처로 인해 대표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반응 중의 하나인 수치심의 표현이다. 그러한 수치심의 바탕에는 과대적 자기가 있다. 이때 이규보는 자신을 지지하고 인정해주는 거울 반응을 해 줌으로써 자신의 고갈된 자기를 채워줄 자기대상을 갈망한다. 당시 “침착하고 흠 없이 완벽하며 전능한 이미지”로서의 새로운 이상화 자기대상으로 리비도가 향한 외부대상이 곧 ‘오세재’였다. 이규보는 오세재를 완전하고 위대한 사람으로 간주하고 이 강력하고 중요한 타자와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로 인해 자신을 더 강하고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상화전이’를 경험한다. 이러한 이상화 자기의 위대함과 전능함에 대한 자기애적 욕구가 자기대상으로부터 공감적으로 반영받지 못하여 생기는 자기의 구조적 결핍에서 자기애적 분노가 따른다. 이러한 자기애적 분노를 잘 보여주는 글이 「동각 오세문의 조수에 대한 논문에 대하여 쓴 편지」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애적 분노는 개인뿐 아니라 집단의 가장 파괴적인 성향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규보가 젊은 시절 혈기왕성할 때 쓴 「노무편(老巫篇)」에 그 집단적인 자기애적 분노가 담겨 있다. 이규보가 술에 취해 광기를 부린다고 해서 세상 사람들은 그를 미친 자라고 비웃었다. 이규보가 보기에 도리어 그들이 미친 자들이다. 이규보 자신의 해석에 의하면, 온 나라 사람들이 자신을 미치광이로 지목하였다. 자신 또한 그런 말들을 견딜 수 없어서 스스로 광객(狂客)이라 하였다. 따라서 ‘미쳤다는 것’의 실체는 있다. 이것은 ‘질병’으로서 미친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길들여지지 않아서 주위에서 ‘미쳤다’고 지목한 것이다. 본질적인 ‘인간’의 속성에서 볼 때 어느 쪽이 더 ‘삶’에 가까운가? 어느 쪽이 실제로 미친 것이고, 어느 쪽이 실제로 더 이성적인가? 길들여진 일반적인 기준에서 자신을 위험시하면서 격리시키고 싶어 하는 ‘덜 미친 집단’의 폐쇄적인 ‘자위체제’를 향해, 물이 제방을 무너뜨리고 범람하듯 울부짖고 있는 것이다.

Abstract

With the revival of narcissism by his father Yun-soo Lee, the grandiose self of his son, Gyu-bo Lee, was being formed. As Lee Gyu-bo failed multiple times in ‘gukjagamsi’ and in final exams consecutively, he was embarrassed enough to try to tear the scribbled text from his own answer. He was embarrassed enough of his low grades to ask for a cancellation of his past attempts. This is an expression of shame, which is one of the most representative reactions caused by ‘narcissistic wounds.’ Lee Gyu-bo sees Oh Se-jae as a perfect model and great person and experiences an ‘idealizing transference’ who feels stronger and more important due to his connection to this powerful and important other. He finally finds his idealized object, which he cannot find in reality, from the Sangje in the sky. Narcissistic anger follows from one's structural deficit that arises when the narcissistic desire for such idealization self's greatness and omnipotence is not empathically reflected by one's object. The article that shows this narcissistic anger well is "A letter written about the thesis on the tides of Donggak Oh Se-moon". According to Lee Gyu-bo's own interpretation, people from all over the country pointed to him as a madman. This isn't crazy as 'disease', but it is perceived by people as 'crazy' because it wasn't accepted by society.

참고문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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