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숙의 원체험과 전쟁, 피난, 평화 이미지 -『여사 시집』(1962)과 시극 「에덴, 그 후의 도시」(1967) 중심으로-
Hong Yun-sook’s Original Experience and Images of War, Evacuation, and Peace -Collection of Yeosa’s Poems(『여사 시집』) and Eden, the City Afterward(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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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홍윤숙의 해방기 시에 드러난 현실 인식의 특징을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여사 시집』(1962)을 전후로 하여 한국전쟁의 원체험을 재독할 수 있는 전후 세계의 형상을 분석해 한국 전후 시문학사에서 홍윤숙의 독자적인 면모를 고찰한 것이다. 특히 시극 「에덴, 그 후의 도시」는 전후시에 반복되었던 나무 이미지와 전후 세대의 단절되고 불안한 심리를 전면화하고 있어 이에 주목해 문학사적으로 평가되온 그의 지성적인 면모를 살폈다. 한국전쟁 세대가 전후 사회의 새로운 일상과 급변하는 현실정치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추적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시극 「에덴, 그 후의 도시」는 홍윤숙의 전후문학에서 주목된다. 이는 산업화 시기에 경제적 성공을 맹목적으로 추구해온 ‘남자’의 파멸의식을 다루되, 그의 소유욕과 정신착란을 에덴 신화의 원죄에 비유해 고통의 정체를 상징적으로 밝힌 텍스트이다. 남자는 시극의 중요한 무대 배경인 ‘에덴 그 후의 병든 나무’처럼 고립된 방에서 자기 붕괴에 이르는 타락과 파멸의 시간을 겪는다. 남자는 끊임없이 평화를 갈구하지만, 홍윤숙은 이를 회복 불가능한 것으로 처리하며 그러한 원인으로 식민지와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을 거쳐온 생애―홍윤숙이 경험한 자기 세대의 모순―을 적시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홍윤숙의 해방기 문학은 이별, 즉 분리와 단절의 시적 장면에서 그리움, 불안의 감정이 고조될 때마다 이를 새로운 혁명의 순간으로 형상화한 반면에, 전후문학에서는 생존 방식으로서 피난, 탈주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를 반복한다. 한국전쟁기 잔류 경험과 1․4 후퇴의 역사적 트라우마 속에서 그의 전후문학은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이동 서사를 등장시키지만 번번히 단절, 지연, 차단되는 것으로 끝난다. 이는 냉철한 지성과 감정의 절제라는 홍윤숙의 문학사적 위상을 제대로 재평가할 부분이다. 홍윤숙 문학에 고유한 지성은 복합적인 전쟁 경험으로 재맥락화될 때 현실을 겨냥한 전후 문학으로 재독할 수 있는 역사적 가능성을 지닌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억압되어 있던 역사적 전망과 비로소 마주하게 된 상황에서 미완의 평화를 구현할 시적 이념과 표상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Abstract
This article examines Hong Yun-sook’s unique position in the history of Korean postwar poetry by examining the characteristics of her perception of reality in her poems during the liberation period and analyzing the shape of the postwar world in which the original experience of the Korean War can be reread around Collection of Yeosa’s Poems(『여사 시집』, 1962). In particular, 「Eden, the City Afterwards」 foregrounds the image of trees that was repeated in postwar poetry and the disconnected and anxious psychology of the postwar generation, and we examine his intellectual side, which has been evaluated in literary history. It is important to trace how the Korean War generation responded to the new everyday life and rapidly changing realpolitik of postwar society. As we have seen, Hong Yun-sook’s literature of the liberation period is characterized by a poetic scene of separation and disconnection, in which emotions of nostalgia and anxiety are heightened and transformed into a new moment of revolution. Postwar literature, on the other hand, reiterates the structural impossibility of evacuation and escape as a mode of survival. Amidst the historical trauma of residency during the Korean War and the 1.4 retreat, his postwar literature presents a narrative of migration to overcome death, but it is repeatedly interrupted, delayed, and blocked. Rather, it is this postwar awareness that will allow us to properly reevaluate Hong Yun-sook’s status in literary history as a writer of sober intellect and emotional restraint. The intellect inherent in Hong’s literature, when recontextualized with the complex experience of war, has the historical potential to be re-read as postwar literature aimed at reality. It was only when he was confronted with the historical outlook that had been suppressed after the Korean War that he discovered the poetic ideology and representation that would embody the unfinished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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