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문학의 어긋남 – 변영만의 글쓰기를 중심으로
A Study on the inconsistency of literature in the Modern Transition Period–Focusing on the writings of Pyŏn Yŏ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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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전환기 지식인 변영만의 글쓰기에 나타난 시대 인식에 대한 통시적ㆍ종합적 고찰이다. 이를 위해 변영만이 20세기 초에서 해방 직후까지의 정치적ㆍ사상적 시공간에서 한문 글쓰기와 국한문 글쓰기를 병용하여 각 시대 가장 첨예한 쟁점이었던 애국계몽기의 제국주의와 사회진화론, 일제 치하의 식민지 조선과 조선인, 해방공간에서의 사회주의와 마르크스 등을 각기 어떻게 인식했는지 구체적으로 검토하였다. 변영만 글쓰기에서 애국계몽기의 사회진화론 인식과 일제강점기의 조선인/조선 인식 및 해방공간에서의 사회주의와 급선무 인식 등은 공히 양가적이고 관념적인 경향성을 지니고 있다. 사회진화론에 대해서는 종교를 천시하고 조롱하는 妄論이자 종교에 대한 일개의 도전장에 불과하다며 비판하면서도 동시기에 “適者生存, 不適者滅亡”이라는 진화론의 원칙을 수용하여 우리도 경쟁의 무대에 뛰어들어야 劣敗의 지위를 벗어날 수 있다고 긍정하기도 하였다. ‘조선인’과 ‘조선’에 대해서는 당대에 실재하는 조선인에 대한 ‘과다한 혐오’와 단군 시대의 관념화된 조선에 대한 ‘과다한 숭상’의 양가적 태도로 착종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조선인의 품성을 개조해야 한다는 계몽적 엘리트주의 내지 조선을 오히려 ‘중국적인 것의 宗家이자 母胎’로서 신화화하는 민족주의자의 면모로 나타나기도 하며, 부국강병(제국주의)으로 표상되는 서구적 근대성에 대한 안티테제로 ‘心의 중앙’인 조선만의 고유하고 지고한 道法을 강조하기도 하고, 배타적 자민족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초민족적 보편주의를 한문 전통의 계승을 통해 표방하기도 한다. 원리적 사유에 내장된 (주어진 현실을 넘어서는) 근원적 성찰과 (주어진 현실을 회피하는) 관념적 착종이 모두 발견되는 것이다.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명제로 신을 부정하고 러시아처럼 문학예술까지 국가에서 통제하려는 폭압성에 대해 종교와 문예라는 정신문화적 차원에서 비판하는 한편, 동서양이 공명 가능한 또 다른 정신문화적 가치인 ‘熱切’과 ‘淸貧’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마르크스를 고평하기도 하였다. 또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를 남성과 여성,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로 유비시켜 노동자가 자본가를 압도하는 ‘노동자 봉건왕국’이 군림하듯 여성이 남성을 압도하고 자식이 아버지를 압도하는 ‘女男 平等’과 ‘子權 伸張’의 세계가 도래할 것을 우려하였다. 아울러 변영만은 독재적 군주제를 비판하며 데모크라시 사상의 발육을 강조하기도 하였지만, 해방공간의 정당과 신문, 대학 등을 강제적으로 통폐합시키고 ‘도태’된 대학은 실업학교로 변경시키며 군부대를 동원해서 계룡산 사교집단의 봉쇄ㆍ해산하라는 과격한 해법을 ‘最急務 中의 最急務’로 제안하기도 하였다. 변영만의 글쓰기에는 이러한 두 가지 상극의 세계태도가 동전의 앞뒤처럼 공존하며 대립하고 충돌하며 길항하고 있다. 이는 동아시아 근대전환기라는 시공간에서 한문체와 국한문체, 전통과 근대, 동양과 서양이라는 일견 양립불가한 개념쌍을 교섭시키고 병존시키려는 전환기 지식인의 지난한 苦鬪 과정에서 초래된 産痛이 아닌가 한다. 모순과 착종, 편견과 왜곡, 불안과 과격, 관념과 망상 등의 短處는 종교와 문예, 정신과 원리, 보편과 근원, 근저와 너머의 사유라는 長處와 더불어 종합적ㆍ균형적으로 조명될 필요가 있다.
Abstract
In this thesis, I explore the perception of the times in the writing of Pyŏn Yŏng-man(卞榮晩; 1889-1954), an intellectual in the transition period, in a synchronic and comprehensive manner. Pyŏn Yŏng-man used both writing in classical Chinese script and writing in Korean mixed script in political and ideological time and space from the beginning of the 20th century to the post-liberation period. In this thesis, I examined in detail how Pyŏn Yŏng-man perceived the most acute issues of each era, such as imperialism and social evolution during the patriot-enlightenment times, colonial Chosǒn and Chosǒn people under the Colonial Period of Imperial Japan, and socialism and Karl Marx in the Liberation Space. In the transition period of Chosǒn, Pyŏn Yŏng-man reflected on the Western modern times such as imperialism, social evolution, material civilization, and socialism through spiritual and cultural values such as religion and literature, and further sought alternatives beyond that. At the same time, Pyŏn Yŏng-man recognized imperialism, the theory of social evolution, Chosǒn and Chosǒn people, socialism, etc. as a cracked and ideological attitude. In this way, in the writings of Pyŏn Yŏng-man, these two conflicting attitudes coexist and confront. This is a birth pain in the process of struggling to coexist an incompatible concept pair of “writing in classical Chinese script and writing in Korean mixed script, tradition and modern, Eastern and Western” in the time and space of the modern transition period in East Asia. Therefore, the shortcomings such as contradiction, confusion, prejudice, and distortion that appear in the writings of Pyŏn Yŏng-man need to be viewed in a balanced way along with the merits of religion, literature, spirit and princi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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