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시에 나타난 悲慨와 飄逸의 정신
A Study on the spirit of bohemianism and lamentation revealed in Kim Sat-got'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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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김삿갓(1807-1863)은 비운의 시인이다. 당대 최고의 벌열인 안동김문의 후손으로 태어났으나 홍경래 난에 연루된 조부의 죽음으로 온 집안이 멸문의 화를 당하고 벼슬길을 포기한 채 평생을 방랑으로 떠돌았다. 그러나 어찌보면 그 같은 비운의 삶이 김삿갓을 시인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역설적이지만, 김삿갓은 행복한 시인이다. 그의 운명적인 삶은 명문의 양반이었으면서도 양반으로서의 안락한 삶을 누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는 전국을 방랑하며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또 수많은 경험을 하였다. 그것은 서재에 앉아 독서를 통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값진 것이었다. 그의 풍자는 시의 내용적․형식적 측면에서 모두 이루어졌다. 먼저 형식적으로는 기존의 시 형식에 대한 파괴와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졌다. 물론 그가 전혀 새로운 개념의 시만 쓴 것은 아니다. 한시의 정형화된 모델인 오언․칠언절구, 오언․칠언율시 등 기존의 근체시 양식을 따라 쓴 시도 많다. 또 그가 시도했던 새로운 시의 형식이 기존에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근체시 형식에서 벗어난 일종의 雜體詩와 같은 형식들은 꾸준히 창작되어 오던 것들이다. 특히 이러한 잡체시의 창작은 조선후기로 올수록 많이 시도되었고 유행하였으니, 김삿갓의 시도는 그러한 문학사적 흐름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삿갓의 시는 특이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일종의 실험이었다. 단순히 글자 수나 압운․평측 등의 파괴가 아닌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의 다양한 문학적 실험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같은 문학적 실험의 내면에는 당대의 제도와 사회현실에 대한 일종의 저항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시정신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김삿갓의 풍자시나 해학시 역시 이러한 형식적 파괴의 실험성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 김삿갓은 그 누구보다도 서정적이고 감성이 풍부한 시인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정감어린 시인이다. 특히 힘없고 가난한 민초들에게는 더욱 그러하였다. 그가 남긴 많은 시편 속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김삿갓 시의 미학은 悲慨와 飄逸의 정신이다. ‘비개’는 슬픔이다. ‘표일’은 방랑이다.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을 등지고 그는 평생을 살았다. 처음에는 마땅히 올라야 할 벼슬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분노와 슬픔 속에서 그는 세상을 냉소했고 조소했다. 세상에 묻히기에는 그의 재주가 너무 컸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에 묻혀서 이곳저곳을 떠돌았기에 그의 시적 재주는 드러나게 되었다. 나그네 길에서 만난 수많은 민중들의 지난한 삶을 目睹하고 난 뒤, 그의 슬픔과 방랑은 마침내 ‘비개’와 ‘표일’의 시적 정서로 승화된 것이다.
Abstract
Kim Sat-got(1807-1863) is a satrical poet who is representative of the 19th century. He is a descendant of An-dong Kim's family which was a mighty clan of the Joseon Dynasty period, and known as the name of Kim Sat-got or Kim Rip rather than real name, Kim Byung-yeon. By one of Time's revenges, however, he gave up his official career and lead a wandering life all his life. Because his grandfather involved in rebellion was sentenced to death and a whole family was exterminated. Such extreme suffering made him s great poet who sublimated his tragic fate in a satiric poem including the spirit of bohemianism and lamentation. Above all things, in his poetry, his love of the common people's exhausted life is well expressed in a beautiful poetic diction including sorrow and ro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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