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역사철학에 있어 '동양적 전제주의'의 문제
Das Problem der Begriff des orientalischen Despotismus in der Hegelschen Geschichtsphilosophie
이동희
초록
이 논문은 헤겔이 역사철학에서 동양 세계를 근본적으로 규정한 동양적 전제주의의 개념을 중심으로 헤겔의 역사철학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헤겔은 ‘동양적 전제주의’의 규정으로부터 동양 세계의 미성숙성과 자기 발전에 대한 무능력, 따라서 동양세계는 정체된 세계라는 결론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헤겔의 동양세계에 대한 이러한 규정은 동양세계 자체에 대한 규정이라기보다는 유럽과의 역사적 연관 속에서 규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헤겔은 중국과 인도를 세계사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가, 다시 유럽인의 입장에서 세계사의 맥락에 편입시켰기 때문이다. 헤겔이 동양적 전제주의의 전형으로 든 중국은 1인 황제만이 자유롭고 백성은 자유가 없으며 노예와 같은 세계이다. 그가 동양 세계를 이렇게 설명한 까닭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다는 것을 의식하는 서양세계를 설명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헤겔의 동양세계에 대한 평가는 동양세계 그 자체에 대한 평가이기 보다는 유럽인의 역사적 관점에서 본 동양세계에 대한 평가로 볼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헤겔이 세계사의 시초를 찾기 위해 사용했던 자연지리적 환경론의 문제점과 동양세계에 대한 헤겔의 역사적 구성의 취약성과 동양적 전제주의 개념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동양세계를 바라보는 헤겔의 관점과 입장이 유럽 중심주의적 세계관에 기초한 것이며, 동양세계에 대한 적대적이고 우월적인 시각이 반영되어 있는 점을 보여 주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