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비판의 니체적 근거설정에 관한 일 고찰
Eine Betrachtung über Nietzsche's Begründung der Kritik der Vernunft
정현철
초록
니체는 근대성의 담론에 참여하여 근대적 이성에 대한 급진적 비판을 제기함으로써 이 담론의 구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성 기획은 이제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근대까지의 인위적 구성물로 간주될 뿐이고 이로부터 도출되는 진리는 허구이자 위선일 뿐이다. 근대의 가치체계는 지금까지 이 같은 이성 기획의 도움을 빌어 그것의 허무성을 은폐해 왔을 뿐이다. 니체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근대의 데카당스를 폭로한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이 성공하려면 적어도 이론적 정당화가 요구된다. 곧 니체의 이성 비판에는 이론적인 근거 설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니체는 이러한 이성 비판의 근거 설정 내지 정당화를 그의 새로운 형이상학 곧 생성의 형이상학을 통해 시도한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 형이상학은 그의 핵심적 이론 집합체에 의해 형성된다. 즉 힘에의 의지, 동일한 것의 영원한 회귀, 철저히 사유된 회의주의. 만일 그의 이러한 형이상학의 기획이 성공할 수 있다면 그에게는 근대적 이성 비판의 이론적 가능성이 열릴 것이며 그와 더불어 그의 이성 기획인 몸으로서의 이성 기획 역시 그것의 실현 가능성을 담보할 수가 있을 것이다. 니체의 기획들은 이를 위해 비판적 검증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 글은 이러한 비판적 검증을 제기하기 위한 목적에서 쓰여 졌다. 이 글에서 채택하는 검증의 방식은 그런데 직접적이기 보다 우회적인 것이다. 즉 이 글은 그의 형이상학이 함의하고 있는 인식론을 고찰해 봄으로써 그의 형이상학 기획의 정당성을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렇게 우회적인 방식을 니체의 형이상학을 검증하고자 하는 것은 그의 형이상학이 힘에의 의지라는 직관적 통찰에 의존하고 있어 직접적인 검증은 어려운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의 인식론에 대한 이 같은 고찰은 그의 근대적 이성 비판 내지 몸 이성 기획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