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박의 영해내 해저조사가 무해통항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7도9982 판결-
Whether the seabed search by a foreign ship in the territorial sea constitutes an innocent passage -Supreme Court Decision 2017Do9982, decided on May 7, 2021-
권창영
초록
「영해 및 접속수역법」(이하 ‘영해법’)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외국선박은 대한민국의 평화․공공질서 또는 안전보장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대한민국의 영해를 무해통항(無害通航, innocent passage)할 수 있다. 대상사안에서 외국선박은 대한민국 영해(전라남도 진도 맹골수도 해역)에서 선박과 화물을 인양하여 고철로 판매할 목적으로 침몰된 선박의 위치를 찾기 위해 어군탐지기 등을 이용하여 해저를 조사하였다. 검사는 외국선박의 선장을 영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였다. 피고인은 입출항 신고를 하였기 때문에 통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해저에 방치되어 있는 침몰선의 위치를 조사하여 이를 인양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평화ㆍ공공질서․안전보장을 해치는 것이 아니므로, 영해법에서 금지하는 조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최초로 영해법상 무해통항의 취지, 통항의 개념, 영해법에서 금지하는 조사의 개념 등에 관하여 판시하였다. 이 글은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을 분석한 것으로,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영해법 제5조가 규정하는 무해통항의 원칙은 연안국이 영해에서 갖는 주권과 외국선박의 해양에 대한 통행권을 조화롭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무해통항의 원칙은 외국선박이 연안국의 내수를 향하여 항진하거나 연안국의 항구시설에 기항할 목적으로 항행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무해통항의 요건으로서 ‘무해성’에는 연안국의 주권적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연안국의 명시적 동의를 받지 않은 영해에서의 조사활동은 실질적으로 평화ㆍ공공질서․안전보장을 해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이 맹골수도 해역에서 침몰된 선박의 위치를 찾기 위해 외국선박에 설치된 어군탐지기 등을 이용하여 해저를 조사한 것은 영해법 제5조 제2항 제11호의 ‘외국선박이 통항하면서 조사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