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해사소송에 있어서의 대한민국법상의 소멸시효와 소송중지명령 ― 선박 MSC Carla 침몰 사건에 관한 미국판결을 중심으로 ―
Korean Statute of Limitation and Anti-suit Injunction in the U.S. Maritime Litigation
정해덕
초록
파나마 선적 선박 MSC Carla는 1972년 스웨덴에서 건조된 컨테이너선으로 1984년경 선박 중간부분에 15미터 정도의 중간선체(mid-body)를 용접(welding)하여 잇는 선박연장개조작업을 대한민국 법인인 H조선이 수행한 바 있는데, 1997. 11월 컨테이너 화물을 가득 싣고 대서양을 항해중 두 조각으로 깨져 침몰하여 위 선박에 선적되어 있던 컨테이너 화물들이 모두 멸실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선박 MSC Carla의 선주는 1997년 뉴욕남부지방법원에 선주책임제한절차를 신청하였으며, 위 선박에 선적되어 있던 화물들에 대한 1,000여개 각국 화주들(Cummins Engine Co., Inc., et al.)은 오래 전에 위 선박에 대한 연장개조작업을 수행한 H조선을 상대로 불법행위 및 제조물책임 등을 근거로 미국 뉴욕남부지방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제3자소송(third-party complaints)을 제기하였다, 한편, H조선은 위 소송개시 이전에 화주들을 상대로 대한민국 울산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였다. 뉴욕남부지방법원은 울산법원 소송에 대하여 소송중지명령을 내리고 2004. 7. 9.에는 H조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중간판결을 하였으나, 미국 항소법원은 2005. 10. 17. H조선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뉴욕남부지방법원 판결을 파기하였고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이 사건에서 미국 항소법원은 대한민국법이 준거법이라고 판시하고 대한민국법상의 10년 소멸시효가 실체법적인 문제로서 이 사건에 적용된다는 전제 아래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권이 10년 시효기간 경과로 소멸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각주에서 대한민국법에 의하면 불법행위 청구권은 불법행위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하고(민법 766조), 제조물책임에 기한 청구권도 공급시점으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되어야 한다고(제조물책임법 제7조) 설시하였다. 위 MSC Carla 사건은 세계 각국의 화주, 선주, 조선회사 등이 관련되어 미국 해사소송의 국제적 재판관할, 준거법, 외국소멸시효, 소송중지명령, 국제소송의 경합 등 국제사법적 문제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해사소송에 있어서 외국소멸시효는 그 외국법의 입장 여하에 따라 실체법적인 것으로 해석되어 그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 또한, 미국법원의 소송중지명령도 비록 소송당사자에 대한 명령이기는 하지만 외국에 계류중인 소송의 취하까지도 명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나 상당한 주의와 제한하에서만 행사되어야 한다고 해석된다. 국제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오늘날 향후 이러한 문제도 관할, 준거법 등과 관련한 국제소송의 국제사법적 문제의 하나로서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