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유적의 ‘⌗’자 출토 현황과 그 의미
여호규
초록
이 논문은 고구려 유적에서 출토된 ‘ ’자의 현황을 정리하고, 그 의미를 검토한 것이다. ‘ ’자는 국내성지역 132건(최대 229건), 남한지역 50건(최대 56건) 등 182건 출토되었다. ‘ ’자가 국내성 지역에서는 석각, 와당, 기와 등 다양한 유물에서 확인되지만, 남한지역에서는 토기에서만 확인된다. 형태도 국내성 지역의 사례는 대부분 마름모꼴이지만, 남한지역은 직사각형이 더 많다.
‘ ’자의 의미에 대한 견해는 우물 ‘井’자로 보는 문자설과 기호로 보는 부호설로 나뉜다. 그런데 ‘ ’자를새긴 순서는 ‘우물 井’자와 상당히 다르다. 더욱이 시루봉보루의 ‘大夫’ 명문에서 ‘ ’자는 ‘大夫’와 반대 방향에서 거꾸로 새겼다. ‘ ’자를 ‘우물 井’자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시루봉보루의 사례는 ‘夫’자와 ‘ ’자가본래 한 글자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4세기 권운문와당과 석각 명문을 검토하여 고구려인들이 길상구인‘大吉’의 ‘吉’자를 변형해 ‘ ’자를 창안한 사실을 규명했다. ‘ ’자는 ‘ 한 것인데, ‘大吉’을 표상한다.
’자의 하단부 자획만 떼어내어 부호화‘ ’자는 처음에는 왕릉급 무덤의 조영이나 제사와 관련해 주로 사용했다. 다만 ‘ ’자는 가장 일반적인길상구인 ‘大吉’을 뜻하기 때문에 점차 널리 보급되었고, 백제나 신라, 일본 등 주변국에도 전파되었다. 그리하여 ‘ ’자는 ‘大吉’ 곧 ‘상서로움’을 표상하는 동북아 공용의 상징 부호로 널리 통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