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 헤겔의 신앙과 도덕성의 갈등 -철학적 문제의식 형성에 따른 신앙의 의미 변화를 통해
The Conflict of Faith and Morality in the young Hegel
이정은
초록
헤겔은 청년기 저작에서 종교 내지 기독교의 본질과 목적을 ‘도덕성’으로 규정한다. 종교의 본질을 도덕성으로 삼는 것은, 청년 헤겔이 실천 이성 및 이원론 체계와 연관된 칸트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칸트가 형이상학을 허구로 간주하며 초월적 신을 비판하는 것과 달리, 청년 헤겔은 초월적 신을 전제한다. 계시 종교로서 기독교는 신앙을 우위에 두며 신앙과 도덕성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헤겔은 도덕성을 우위에 두며 ‘신앙’도 ‘도덕성으로 환원’시키면서 마음의 자유로움과 도덕적 자발성의 발휘라고 본다. 계시 종교는 도덕성을 본질로 삼지 않기 때문에 실정 종교로 전락하며 신앙도 도덕성과 갈등을 일으킨다. 헤겔은 베른, 프랑크푸르트 시기에서 예나 시기로 넘어가면서 신앙과 도덕성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신의 초월성과 신 인식 문제를 실천 이성이 아닌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접근한다. 실정 종교화를 비판하려면 ‘유한자와 무한자의 관계에 대한 형이상학적 탐구’와 ‘신에 대한 지’의 문제가 해명되어야 하며, 초기의 신앙 문제를 도덕성이 아니라 신에 대한 이성적 인식 관계로 비판하고 논증해야 한다고 본다. 헤겔은 신의 초월성에서 인식 가능한 신으로 나아가기 위해 신 대신 ‘절대자’를 제시하며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존재를 구성하는 ‘사변으로서 이성’을 정립한다. 사변으로서 이성과 절대자를 탐구하는 것은 유한자와 무한자의 형이상학적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고, 종교의 본질을 도덕성으로 정립할 때 전제했던 초월성을 극복하여 신앙과 도덕성의 간극을 지양하는 것이다. 헤겔에게 이것은 철학적 과제, 철학의 본질을 정립하는 데로 나아가며, 후기 ‘사변 철학’으로서 ‘절대적 관념론’과 ‘절대 정신’을 위한 기반이 된다. 신앙과 도덕성의 갈등 해결은 절대자에 대한 지와 이성의 자기 인식에 의해 가능하며, 동시에 신앙에 대한 헤겔의 이해 변화를 동반한다. 본 논문은 종교의 본질에서 철학의 본질로 이행하는 베른, 프랑크푸르트, 예나 시기 저작을 탐구하면서 사변으로서 이성, 오성과 이성의 관계, 신관에서 절대자관으로 이행, 관념론 정립 속에서 신앙에 대한 태도와 의미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