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자유의 매개로서의 합목적성과 헤겔의 사변철학
Purpose as a medium between nature and freedom, and Hegel's Speculative Philosophy
이광모
초록
독일관념론은 칸트의 유산과 더불어 시작된다. 특히 독일 관념론자들이 철학을 ‘학문’으로 정립하는 것을 근본적인 과제로 삼았을 때, 그들 앞에 놓인 문제는 칸트가 ‘비판’을 통해 시도했지만 결국 미완으로 남게 되는 ‘체계’로서의 철학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칸트는 『판단력비판』에서 자연개념의 관할구역과 자유개념의 관할구역 사이의 단절을 극복하고 하나의 체계로서의 형이상학의 구축을 완성하고자 한다. 하지만 헤겔은 칸트의 이러한 작업을 회의적으로 비판한다. 왜냐하면 그 작업 속에서 이성인식의 원리들인 지성과 이성은 매개될지 몰라도 그 원리들에 의해 구성된 세계 간의 간극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은 채로 남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헤겔은 왜 그렇게 판단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두 세계에 대한 참된 매개는 왜 사변철학으로 귀결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본 글에서는 바로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헤겔의 대답을 고찰한다. 이러한 고찰을 위해서는 먼저 『판단력비판』에서 목적개념을 통해 자연개념의 관할구역과 자유개념의 관할구역을 통일하려는 칸트의 기획을 자세히 살펴본 후, 그에 대한 헤겔의 비판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때 초점은 ‘체계’로서의 형이상학의 완성에 놓이게 된다. 왜냐하면 헤겔 사변철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칸트에게 미완으로 남게 되는 ‘체계’로서의 형이상학을 완성하는데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