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과 '상이성 명제'-라이프리츠의 '구별 불가능한 것의 동일성 원리'에 대한 헤겔의 해석
Hegel und ‘der Satz der Verschiedenheit’
박배형
초록
라이프니츠에게서 ‘구별 불가능한 것의 동일성 원리’는 단순히 논리적인 의미를 지닌다기보다는 오히려 형이상학적 내지는 존재론적 의미를 지닌다. 그는 또 이 원리가 절대적이며 보편적으로 타당함을 주장한다. 이 원리를 해석하면서 이를 ‘상이성 명제’로 명명하고 있는 헤겔 또한 이 명제의 객관적 타당성을 주장한다. 이 논문의 중점적인 과제는 첫째, 헤겔이 자신의 해석에 의거하여 ‘상이성 명제’를 객관적으로 타당한 명제라고 칭할 때, 이 객관적 타당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해명하고 그 의미가 라이프니츠의 주장과 어떤 연관관계 속에서 파악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둘째로 이 논문은 ‘구별 불가능한 것의 동일성 원리’에 대한 라이프니츠 자신의 증명이 왜 성공적일 수 없는지를 밝히고 헤겔은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증명을 시도하는가 하는 점을 고찰할 것이다. 이러한 고찰에서 이 논문이 지향하는 바는 헤겔 자신의 증명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를 세세히 논하는 데에 있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헤겔의 해석과 함께 증명의 내용을 개괄적으로 구명하는 데에 있다. 헤겔의 해석에 따르면 ― 그가 ‘상이성 명제’로 칭하고 있는 ― 라이프니츠의 ‘구별 불가능한 것의 동일성 원리’는 반성규정의 하나인 상이성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명제에 다름 아니다. 이 명제의 객관적 타당성에 대한 증명에서 헤겔은 이러한 타당성의 근거가 결국 상이성이라는 반성규정이 모든 사물의 본질적 규정이라는 데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헤겔에게서 상이성이란 - 다른 반성규정들과 마찬가지로 - 사유되고 인식되는 현실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것이다. 헤겔은 자신이 행한 ‘상이성 명제’의 증명을 통해 반성규정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왜 이 명제의 절대적 타당성의 주장이 허용될 수 없는지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