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제10조 제3항에서 “자의로”의 의미 및 심신미약 범죄의 책임과 양형에 관한 소고-정신질환자의 단약 사례를 소재로-
A Study on the Meaning of ‘Willfully’ in Article 10, Paragraph 3 of the Criminal Act - Focusing On the Responsibility and Sentencing of Crimes Committed in a State of Limited responsibility Caused by Discontinuation of Psychiatric medication-
이상훈
초록
형법 제10조 제3항에 규정된 이른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이를 둘러싼 많은 논의가 있었다. 현실에서 이와 관련한 사례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신질환자가 치료약 복용을 중단함으로써 초래된 정신질환 재발로 인한 심신미약상태하의 범행이다. 이는 언론에서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보도되는 사건 중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범행의 배경이기도 하다. 본고는 이러한 사례에 대해서 위 조항을 적용하여 범행 당시의 심신미약상태와 관계없이 책임능력자로 취급하여 처벌하여야 할 것인가, 만약 적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양형기준상 형의 감경요소로 규정된 심신미약의 일반양형 또는 특별양형인자를 양형에 대해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등의, 범죄 성부 및 양형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검토를 요하는 실제상의 쟁점에 관하여 검토하였다. 형법 제10조 제3항에서 “자의로”는 문언 자체에 의할 때 ‘스스로의 뜻으로’라는 의미로서 심신장애상태의 야기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바, 여기서 단순히 ‘스스로’행한 것에서 나아가 그의 ‘뜻’일 것을 요하는 취지는 심신장애상태의 야기를 향하는 행위자의 ‘의지’ 내지 ‘의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심신장애상태를 야기한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의도 없이 단지 그러한 야기행위를 행위자 스스로 행하였다는 이유, 예컨대 단약이후 정신질환 재발상태에서 범행한 사람에게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즉 병식이 없거나 희박한 경우, 또는 단약의 동기나 경위를 종합할 때 정신질환 재발상태를 야기하려는 의도가 희박한 경우 등에 곧바로 형법 제10조 제3항을 적용함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한편 심신미약에 대해서 형법 제10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라야만 비로소 형법 제10조 제2항에 따른 임의적 감경 및 양형기준상 형의 감경요소인 심신미약 양형인자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단약 사례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형법 제10조 제3항 적용여부 및 일반감경인자인 ‘심신미약(본인 책임 있음)’ 이나 특별감경인자인 심신미약(본인 책임 있음)의 적용 여부 및 근거를 판결문에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본인 책임 ‘있음’과 ‘없음’ 즉 책임 ‘유무’를 기준으로 구분된 심신미약 양형인자에서 ‘책임’의 의미가 분명하지 않으므로, 이를 대체하는 다른 표현으로 양형기준의 문구를 정비하는 방안, 그리고 본인 책임의 ‘유무’라는 일도양단적 판단보다는, 심신미약상태 야기에 대한 의도성이 ‘유’와 ‘무’ 사이 스펙트럼의 어느 한 점으로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인 구체적 사안의 특수성을 양형에 고려할 수 있도록, 그 의도의 ‘정도’를 반영할 수 있는 형태로 양형기준을 정립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