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전환기 일본의 실학 - 야마가타 반토와 후쿠자와 유키치 -
Practical Science at the Turn of the Modern Era in Japan : Bantō Yamagata and Yukichi Fukuz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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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오늘날 일본에서 ‘실학(實學)’이라고 말할 경우, 그것은 실증적·합리적으로 증명할 수 있으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학문 정도의 뜻이다. 이러한 실학 개념의 원형을 제공한 것은 잘 알려진 대로 후쿠자와 유키치가 주창한 ‘실업지학(實業之學)’이다. 그리고 후쿠자와의 실학 개념을 ‘혁명적 전회’라고 높이 평가하며 현대에 재발견한 것은 마루야마 마사오였다. 전근대에서 근대로 ‘학문’ 자체가 본질적으로 전환되는 지점에 주목하고자 하는 본고에서도 ‘실학’은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실학’이라는 개념이 전근대뿐만 아니라 근대, 아니 현대까지도 끊임없이 의미를 재구성하며 사용되고 있는 상황은 동아시아 삼국이 마찬가지인 듯하다. 그렇다고 동아시아 공통의 ‘실학’ 개념을 추출한다거나 일본 실학사의 계보를 구축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은 아니다. 본고는 일본의 근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에 학문의 방법론이 어떤 면에서 연속되고 혹은 단절되는가 하는 물음을 배경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다룰 대상은 근세 후기의 유학자 야마가타 반토이다. 당시 오사카 회덕당의 지식을 집대성한 그의 저술 『꿈 대신에』는 실학적 사고에 기초한 계몽서로 손꼽힌다. 특히 지동설에 대한 적극적 지지, 무신론·무귀론, 신화와 역사의 구별 등의 내용이 합리주의·실증주의의 관철을 보여주는 예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반토의 실학관은 메이지 초기 후쿠자와의 실학관에 매우 근접한, 사실상 근대적 사상에 거의 닿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반토의 경우는 주자학이 서양의 자연과학과 접하면서 해체되기는커녕 유학의 본질을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갔고, 결국 그의 실학은 막번 체제 내에서 현실을 긍정하는 ‘왕도론적 경제론’의 한계로 규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지만 본고의 문제의식은 오히려 반토의 실학과 후쿠자와의 실학을 연장선상에 두고 논할 때 근세 학문의 ‘선진적인 근대성’을 담보하는 것으로 당연하게 전제되는 실증성·합리성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Abstract
‘Practical science’ in today’s Japan refers to something equivalent to learning or science that can be verified in positivist and rational terms and is useful for actual life. As well known, the protype of this concept of practical science is found in the idea of ‘Science of practicality’ championed by Yukichi Fukuzawa. It was Masao Maruyama who rediscovered Fukuzawa’s idea of practical science, calling it ‘revolutionary turn’. ‘Practical science’ can also provide an important clue to the present study that tries to pay attention to the juncture of time from pre-modern to modern era, when the nature of ‘science’ was about to change fundamentally. This study discusses Bantō Yamagata, a Confucian scholar in the late pre-modern period. Yume no shiro (“Instead of Dreams”), a book that compiled the knowledge collected in the Kaitokudō in Ōsaka, is regarded as an enlightening publication based upon the idea of practical science. Particularly, enthusiastic support of the heliocentric theory, discussion of atheism and no-ghost theory, and distinction between myth and history are examples that show the perspective of rationalism and positivism. Due to this, Bantō’s idea of practical science is appraised as very close to that of Fukuzawa in the early Meiji Era, and as almost modern in thought. But this study starts its discussion from having a doubt over the positivist nature and rationality of the practical science of Bantō and that of Fukuzawa, which are taken for granted as guaranteeing the ‘pioneering modernity’ of pre-modern 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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