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의 언어철학-그의 정신론을 중심으로
Hegels Sprachphilosophie in seiner “Psychologie”
권대중
초록
20세기의 철학적 사건인 ‘언어학적 전환’에서만이 아니라 이미 철학의 시원에서부터 ‘언어’는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져 왔다. 특히 논리적인 것의절대적 타당성을 논증하는 헤겔의 체계에서야말로 언어는 실로 중심적인문제영역을 형성한다. 왜냐하면 그는 인간의 사유와 언어행위는 곧 신적인말씀의 재연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헤겔의 철학대계 판 「정신론」 에서 언어기호는 상징에 내포된 수행적 모순을 지양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범주이다. 즉 표현되는 대상과 표현하는 매개체 사이의 직접적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 상징의 단계는 필연적으로 기호를 요청한다. 그런데 언어기호에서의 이러한 직접적 일치는 표현수단의 채택에서의 주체의 전적인 자의성에 의거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기호는 표현수단과 그대상 사이에 놓여 있는 속성의 유사성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데서 성립하기 때문이다. 대상의 완전한 직접적 표현으로서의 기호를 통해 대상과 그것을 기호화하는 주체 양자는 모두 보편성을 획득한다. 각각의 개별적 대상은 언어기호에 의해 지칭됨으로써 보편적인 유로 (내지 개념으로) 승화되며, 언어기호의 타당성을 이루는 과정에서 주체의 개별성은 간주관적 ․ 의사소통적 보편성으로 승화된다. 그러나 이러한 보편성의 획득을 위해서는 언어기호를 생산하는 상상력의 단계를 능가하는 새로운 범주의 지능이요청되는데, 그것이 바로 기억이다. 그리고 이 기억은 기계적인 단계로까지 발전하면, 헤겔이 최고의 지능의 단계로 설정한 사유로 지능이 이행할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계기로 기능한다. 그 특유의 정교한 논증에도 불구하고 헤겔의 언어철학에서는 여전히 그의 전 체계에 스며들어 있는 이론지상주의가 발견되며, 더욱이 그가 끄집어낸 간주관성이라는 획기적인 계기는 제대로 발전되지 못한 채, 이론적 주체의 완성 과정에서 소멸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