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히테의 “반정립” 구조 -『전체 학론의 기초』(1794)의 두 번째 원칙을 중심으로
Die Struktur des ‘Entgegensetzen’ bei Fichte-als Mittelpunkt vom zweiten Grundsatz der『Grundlage der gesamten Wissenschaftslehre』(1794)
권기환
초록
이 글은 피히테의 저작,『전체 학론의 기초』(1794)의 두 번째 원칙에 있어서 반정립의 구조를 밝히는 것이다. 이런 반정립의 구조에는 근본적으로 자아와 비아의 대립이 필연적으로 전제되어 있다. 첫 번째 원칙 자체는 다른 원칙들과는 독립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아의 사행(Tathandlung)은 그 자체로 증명되지 않는다. 자아의 활동성(Tätigkeit)에 대한 증명은 ‘실재성’(Realität)의 연역을 범주화함으로써, 자아의 무한한 순수한 활동성 자체에서 유한한 반성적 활동에로의 하강운동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유한화된 자아의 활동성은 ‘반정립’의 형식을 통해 비아와 조우한다. 이것은 범주(Kategorie)에서 보면, ‘실재성’의 범주에 대한 대립이 ‘부정’의 범주와 연관 속에 있기 때문이다. 원칙의 지평에서 보면, 이런 대립은 첫 번째 원칙과 두 번째 원칙의 형식적 대립이지만, 첫 번째 원칙 자체의 독립성에서 우리는 이와는 다른 최고명제, 즉 “자아는 자아이다”(Ich bin Ich) 라는 명제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명제는 첫 번째 원칙 내부에서 선험적으로(a priori) 규정되고 있기 때문에, 첫 번째 원칙인 “자아가 존재한다”(Ich bin) 라는 원칙의 명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증명도 할 필요가 없다. 첫 번째 원칙에서 자아의 정립은 두 번째 원칙에서 비아의 출현을 예고한다. 자아의 반정립이 비아의 정립을 의미하는 한, 비아는 비아 자체가 아닌, 표상된 어떤 것이고, 자아에 의해서 정립되지 않는 비아, 즉 자아의 정립 밖에 있는 비아는 무(無)이다. 이런 의미에서 ‘실재성’ 범주의 부정은 자아 존재의 부정이고, 비아는 비존재이다. 그러나 피히테는 실재성 자체가 아닌, 활동성으로 실재성을 규정한다는 사실로 보아, 비아는 활동성이 정지된 자아이다. 더불어 원칙부분은 범주연역을 구체적으로 전개하고 있지 않다. 두 번째 원칙에서 중요한 것은 자아와 비아의 대립이 ‘반정립’의 구조에서 반정립적 과정에 의해 반정립적 판단의 산출이다. 반정립적 판단에 의한 대립은 정립적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긍정적-종합적 판단과의 연관 하에서 발생한 것이다. 왜냐하면 정립적 판단은 대립된 판단(종합적-긍정적 판단, 분석적-부정적 판단) 이전에 최고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 번째 원칙에서의 반정립은 세 번째 원칙에서 “가분성”과 “제한”을 통해 종합된다. 그러나 두 원칙들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절대아는 필연적으로 상정된다. 자아에 대한 비아의 관계, 그 반대의 관계가 동일하게 범주연역에 다른 상호 작용을 통한 변환작용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이론적 영역과 실천적 영역까지 확대한다.